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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 오염으로 심장수술 환자 일부 감염·사망"

심장절개수술 때 사용되는 필수 의료기기가 세균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돼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영국 리바노바사의 '스퇴케르트 3T' 수입을 규제하고 환자와 의사에게 통보하기 시작한 데 이어 세균유전자지문이 확인되자 최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이 제품의 국내 도입·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식약처는 해당 의료기에 대한 안전성과 외국 정부기관의 조처 등을 검토하고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의료계 관계자는 심폐 수술을 많이 하는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이 상표 제품이 국내 병원에도 대부분 보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식품의약국은 지난 2012년 이후 개심 수술을 받은 수십만 명 환자 가운데 일부가 '스퇴케르트 3T' 체온조절 냉난방기로 인해 비결핵성 항산균에 감염해 사망했다고 밝히고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스퇴케르트 3T로 인한 감염은 지난해 스위스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독일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확인된 사례만 28건이며 최소 4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이는 미국 내 4개 주 일부 병원에서 수술받은 만 5천여 명만 조사한 것이어서 감염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개심 수술환자 가운데 50만여 명이 이 제품을 갖춘 곳에서 수술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균이 매우 천천히 증식하고 증상이 나타나 진단받기까지 4년이 걸린 환자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연간 25만 명이 심폐 우회술을 받는데 리바노바사의 체온조절 냉난방기 시장 점유율이 60%나 됩니다.

FDA는 지난 2006년부터 미국 병원에 공급된 '스퇴케르트 3T'가 약 2천 대인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CDC는 미국 병원에서 이 기기가 사용된 개심 수술 환자의 감염 확률은 100분의 1에서 천분의 1 수준으로 낮은 편이지만,인공혈관 등을 이식받은 경우엔 감염위험이 더 크고, 일단 감염되면 증상이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고 사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감염 및 증식이 느리게 진행되는 데다 초기엔 수술환자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근육통과 체중감소, 피로감과 고열 등의 증상과 비슷합니다.

이로 인해 감염 여부 진단이 늦거나 놓치기 쉽고, 한 가지 항생제로는 잘 듣지 않아 여러 종을 섞어 처방해야 합니다.

이 장비는 환자나 환자 혈액과 직접 접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기 내의 물통에서 균이 자랄 수 있고 사용 중에 수증기나 스프레이에 섞여 나와 절개된 환자 가슴 부위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CDC와 FDA는 지난해 '스퇴케르트 3T'의 비결핵성 항산균 감염 관련성에 대해 의사와 환자들이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추적해오다가 최근 여러 환자와 이 제품에서 검출된 균의 유전자지문이 같은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CDC는 독일 공장 생산과정에서 비결핵성 항산균에 오염되고 이후 수술실에서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보고 환자와 의사들은 증상 등을 예의주시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해당 기종은 재작년 9월 이전 생산된 것입니다.

리바노바사는 지난해 감염문제가 제기되자 제품 청소지침을 개정했습니다.

그러나 FDA는 감염문제를 해결 못 했다고 판단해 미국 내 수입을 중단시켰습니다.

애초 이 제품은 독일 소린그룹이 생산했으며, 소린은 최근 사이버로닉스와 합병하고 회사명을 리바노바로 바꿨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일본 올림푸스사의 내시경이 세균 오염에 취약한 구조 때문에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수백 명이 감염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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