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남아 학대 어린이집 원장·교사 입건…'멍자국' 수사

돌도 지나지 않은 남자아이를 신생아용 의자(바운서) 등에 장시간 앉혀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제주의 모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어린이집 원장 A(31·여)씨와 보육 교사 B(29·여)씨 등 2명을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해 학대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하고 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10개월 된 남자아이를 거의 매일 바운서에만 오래도록 앉혀놓아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남자아이의 귀 안쪽 귓바퀴에 멍 자국이 있으며 폐쇄회로(CC) TV 화면상에 다른 아이도 짐짝처럼 던져 앉히는 등의 물리적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들이 포착돼 이들을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가 바운서에 앉아 있던 남자아이가 밥을 먹다가 토하며 울자 CCTV가 비추지 않는 사각지대로 데려간 장면이 있어 다른 학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육 교사 B씨는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16개월 된 다른 남자아이가 울자 머리를 젖혀 움직이지 못하게 등 학대한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원장 A씨 등은 "남자아이가 너무 돌아다니는 바람에 관리 차원에서 바운서에 앉혀놓았다"며 학대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할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남자아이의 부모는 귓바퀴에 작은 멍 자국이 생기는 것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멍 자국이 난 아이의 사진과 관련 글을 올려 해당 어린이집 CCTV를 공개해 달라고 경찰에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어린이집은 원장과 보육 교사 2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정 어린이집입니다.

만 2살 어린이가 4∼9명 다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