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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일자리를 거절합니다"…7년간 1천여 통 편지 보낸 이유

“귀하께서 제안하신 일자리를 거절합니다.” 프랑스 청년 쥘리앵 프레비외는 채용광고를 낸 회사에 이런 편지를 보냅니다.

바로 입사거부서인데, 취업준비생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용감한 행동을 한 이 청년, 과연 취업에 성공했을까요?

'입사거부서'라는 책을 냈고, 또 이 편지들을 가지고 와서 서울에서 전시회도 가진 프레비외의 스토리를 류란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쥘리앵 프레비외는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짓궂은 장난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지난 2004년부터 자그마치 7년 동안 1천여 곳의 회사에 꾸준히 입사거부서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프레비외는 채용공고 35건과 자신의 입사거부서 35통, 회사의 답장 25통을 모아서 2007년 입사거부서라는 책으로 펴냈고 국내에서도 출판됐습니다.

또 프랑스 사회의 뜨거운 관심 속에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됐습니다. '입사거부서'는 전 세계를 돌면서 전시회를 열었고 서울에서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여러 미술학교와 대학교에서 초빙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의 취업준비생들도 프레비외처럼 용감하게 "연봉이 적다. 업무량이 많다. 집에서 멀다."고 하면서 입사거부서를 쓰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현실은 수많은 청년들이 밤을 새가면서 수백 장의 이력서를 써야만 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이 거절당하는 기분은 언제나 씁쓸하죠.

청춘들은 그렇지 않아도 열 받으니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위로는 더이상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입사거부서'라는 책은 마지막에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수많은 청춘들이 마음으로 써내려가는 입사거부서가 더 두껍게 쌓이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 [취재파일] "귀사에 입사거부서를 제출합니다."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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