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주민세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 분들 있으실 겁니다. 1~2년 새 많게는 다섯 배나 오른 지역도 있는데요, 알고 보니 정부가 지자체를 상대로, 주민세 인상을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시는 올해 5천 원이던 주민세를 1만 원으로 두 배 올렸습니다.
집과 사업장에서 이중 부담하는 자영업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황태섭/제과점 운영 : 경기는 안 좋아지고 매출은 계속 하락하고 있거든요. 통보도 없이 (세금을) 두 배 이상으로 올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전북 무주군은 2천 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하는 등 기초자치단체 1백여 곳이 주민세를 올렸습니다.
지자체가 알아서 한 거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행정자치부 공무원 : (정부가) 따로 지침을 내려서 인상을 하라고 한 적은 없고,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지자체장 권한으로 올리는 겁니다.]
지난해 5월 행정자치부와 지자체의 비공개 회의록입니다.
정부는 모든 지자체에게 올해까지 주민세를 1만 원으로 올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방교부금을 더 줄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경기도와 충청남도 등은 정부 지침대로 산하 시·군·구에 주민세를 올리면 혜택을, 안 올리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안전행정위) : 행정자치부가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담뱃세 인상처럼 사실상 자치단체에 압력을 넣어서 서민증세를 지시한 것입니다.]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는 부자든 서민이든 똑같이 내는 주민세를 올리는 건 서민 증세라며, 인상을 거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제 일,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