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주소 몰라서 방치"…창고에 쌓아둔 한글 교재

<앵커>

오늘(9일)은 우리 고유 글자인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한글날입니다. 한글 창제 570돌을 맞아 올해 전세계 모든 한글 학교에 한글 영상 교재를 보내는 사업이 시행됐습니다. 그런데 이 교재를 받은 재외 한글학교는 4분의 1에 불과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봤더니 그 이유가 황당했습니다.

강청완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이 재작년부터 외국의 한글학교에 보내고 있는 한글 영상 교재입니다.

올해는 한글 창제 570돌을 맞아 전 세계 모든 한글학교 1천 875곳에 이 교재와 빔프로젝터를 보내는 사업이 시행됐습니다.

그런데 이걸 받은 학교가 4분의 1인 463곳밖에 안 됩니다.

1단계로 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지의 650개 학교에 4월 말까지 교재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이것도 다 못 끝내서 창고에 교재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물건을 보내려면 주소를 영문으로 표기해야 하는데, 러시아어나 아랍어 같은 현지어로 표기된 주소를 미처 영어표기로 정리하지 못해서라는 게 이유입니다.

[재외동포재단 담당자 :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각각의 언어로 되어 있다거나 전화번호가 없어지고 또 다른 주소로 옮겼을 수도 있고…. (새로) 업데이트된 게 없다 보니까 잘못된 게 있을 수도 있는 거죠.]

심지어 전화 연락조차 안 되는 곳도 꽤 있다고 합니다.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신 후 걸어주십시오.]

재외 한글학교에 한 해 정부 예산 125억 원을 지원하는데, 학교 주소나 연락처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던 겁니다.

[외교부 담당자 : 저희는 이런 사업이 있는 것만 알았지 저희한테 한다고 통보가 안 왔기 때문에….]

[박병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외교통일위) : 세금만 지원했지 제대로 자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재외 한글학교) 전부를 실태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재외동포재단은 늑장 조치를 시인하고 1단계 배송을 올해 안에는 완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양두원, 영상편집 : 최은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