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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OECD 보고서로 본 한국 사회의 건강성 ②

[칼럼] OECD 보고서로 본 한국 사회의 건강성 ②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국민은 어느 나라 국민일까요? 많은 이들이 러시아인들과 함께 한국 사람들도 꽤 많이 마실 것이라고 추측할 것입니다. OECD 보고서를 보면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오스트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프랑스 정도가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로 꼽힙니다. 한국은 알콜 섭취량으로는 OECD 평균 정도, OECD 안에서는 21위에 위치했습니다.
성인 알콜 소비량 비교
그런데 많은 나라에서 지난 15년 간 술 소비가 줄었는데, 우리는 거의 변동이 없는 것이 조금 걸리기는 합니다.

담배 소비는 어떨까요? 15세 이상 성인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한국은 20% 정도, OCED 평균 수준입니다. 그래도 15년 간 5% 포인트 정도 줄었습니다. OECD 국가 국민 중 가장 골초인 국민은 라트비아로 성인의 37% 정도가 흡연자입니다. 지난 15년 간 흡연자 비율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흡연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매일 흡연하는 성인 비율 비교
삶에 대한 만족도를 봤습니다. OECD가 0점부터 10점까지 11단계로 나눠봤는데, 한국은 조금 나쁜 수준입니다. 평균 아래, 6점 조금 못 미칩니다. 조사 대상 35개국 중 28위입니다. 만족도가 7점 넘는 국가들이 스위스,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같은 북구 국가들, 또 (OECD 국가는 아니지만) 코스타리카 같은 행복도가 높은 나라들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가 그리 행복한 사회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할 수 있습니다.
삶의 만족도 조사
참고로 UN이 발표한 2015년 세계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지수 1위 국가는 덴마크, 이어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58위에 그쳤습니다. 삶의 만족도가 높으면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행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일자리 면에서는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하거나 구직을 못할까봐 걱정하는 비율이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위입니다. 80%의 국민이 일자리 문제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 비율이 20%도 안 되는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스웨덴, 슬로베니아, 독일, 터키, 뉴질랜드, 호주 같은 나라들이 부러울 뿐입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이런 나라들 대부분이 행복지수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업 또는 직업을 못 구할까 걱정하는 비율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또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대인 신뢰도, 그러니까 이렇게 질문합니다. "귀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해 ’항상 신뢰할 수 있다‘ ’대체로 신뢰할 수 있다‘ ’대체로 조심해야 한다‘ ’항상 조심해야 한다‘ 중 1가지를 선택하면 됩니다.

한국은 신뢰도가 30%대에 머물러 조사 대상 35개국 가운데 평균 아래, 23위에 그쳤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12년까지는 40%대를 유지했는데 이제 30%대로 추락했습니다. 이 조사 역시 행복 지수가 높은 국가들이 높은 신뢰도를 보였습니다.
대인 신뢰도 비율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더 떨어집니다. 한국민들의 정부 신뢰도는 30% 아래, 조사 대상 34개국 가운데 29위입니다. 특히 15-29세 사이의 젊은 층의 신뢰도는 거의 바닥입니다. 20%대의 신뢰도를 보여 33위입니다. OECD 국가 중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합니다.

통계청 조사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 중앙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2013년 59.9%로 나오는 등 2010년대 조사로 꾸준히 5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나 방법이 다르겠지만 통계청 조사 결과대로라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OECD 국가 중 5,6위권에 해당합니다. 다만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2013년 31.0%로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삶의 만족도도 그리 높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정부 기관을 믿기도 어렵고, 한편으로는 노동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한 사회, OECD가 보여주고 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과연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이번 OECD 보고서가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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