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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OECD 보고서로 본 한국 사회의 건강성 ①

자살률 13년째 1위

[칼럼] OECD 보고서로 본 한국 사회의 건강성 ①
우리 사회는 얼마나 건강하고, 얼마나 살 만할까? 우리 사회의 수준은 외국과 비교해 어떨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주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OECD가 ‘2016년 한 눈에 보는 사회’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의 현재가 과연 다른 나라와 견줘 어떤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초점은 NEET 족에 맞춰졌습니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직업 훈련을 받는 상태도 아닌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OECD는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에서 NEET 족이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다른 차원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입니다. 우선 자살률은 여전히 OECD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2014년 10만 명 당 27.3명으로 단연 1위입니다. OECD 평균이 10명 대, 2위인 일본이 20명 아래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의 자살률은 지나치게 높습니다. 다만 남성 자살 비율은 OECD 국가는 아니지만 리투아니아가 51명으로 우리 보다 높습니다.
각국 자살률 비교
더 우려되는 점은 자살률 추이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자살률은 2010년 10만 명 당 31.2명이었다가 11년 31.7명, 12년 28.1명, 13년 28.5명, 2014년 27.3명입니다. 이 통계를 보면 전반적으로 자살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기간을 넓혀 살펴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OECD는 80년대 중반 이래 자살률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살짝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표를 보면 한국은 예외입니다. 80년대 중반 이래 전반적으로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자살률 1위 국가로 올라선 뒤 계속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OECD는 한국의 자살률이 터키 보다 무려 11배나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살률 변화 추이
통계청 자료를 보면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집니다. 80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은 2014년 현재 78.6명이나 됩니다. 이어 70-79세 57.6명, 60-69세 37.5명, 50-59세 36.4명 순으로 나타납니다. 아마도 이는 노인 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령별 빈곤율 비교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은 무려 49%, 그러니까 절반에 달하는 노인들이 동년배 평균 소득의 50% 이하를 번다는 뜻입니다. 빈곤층의 비율 자체도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높습니다. OECD 평균이 11%대인 데, 한국은 14%대로 비교 대상 35개국 가운데 26위에 머물렀습니다. 참고로 OECD 국가 가운데 빈곤층 비율이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 이어 미국이 차지했습니다.

소득 면에서도 이렇게 좋지 않은 데, 여기에 건강 문제까지 더해집니다. ‘주관적 건강 인지율’이라고 하는 데, 본인이 ‘건강하다’ 또는 ‘매우 건강하다’고 느끼는 비율입니다. 이 부분도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주관적 건강 인지율 비교
OECD 평균이 70%대인 데 한국은 30%대만 건강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여성은 20%대만 본인이 건강하거나 매우 건강하다고 답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조사는 인지도 조사라는 점에서 실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90%대가 건강하다고 느끼는 뉴질랜드 같은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 사회의 건강 문제는 그냥 간과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듭니다.

건강 문제는 소득과도 직결돼서 OECD 전체적으로 보면 고소득 계층이 저소득 계층 보다 더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도 고소득 계층은 40% 가까이 건강하다고 답했지만, 저소득 계층은 70%가 넘는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OECD 평균으로 고소득 계층은 80% 정도, 저소득 계층도 60% 넘게 건강하다고 응답한 것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자살률이 높은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자살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은 노인 빈곤율, 건강하지 못한 삶, 이런 요인들이 무관할까? OECD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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