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굴지의 은행 웰스파고가 고객들 몰래 유령계좌를 만들어 돈을 챙겨오다가 들통이 났습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경영자에게 이런 조치가 내려졌는데, 우리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최고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손에 붕대를 감고 미국 의회 청문회에 선 남성은 미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웰스파고의 최고경영자입니다.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하고 앉자마자 사죄를 합니다.
[존 스텀프/웰스파고 최고경영자 :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정말 유감입니다.]
하지만 진심 어린 사죄로 여기지 않은 의원들이 매섭게 추궁합니다.
[엘리자베스 워렌/美 민주당 상원의원 : 당신은 물러나지도 않았고, 그렇게 번 돈을 한 푼도 토해내지 않는 데다 고위 임원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죠. 비겁한 리더십이에요.]
웰스파고는 고객 몰래 200만 개의 유령계좌를 만든 뒤 고객이 맡긴 돈을 옮겨가며 몰래 수수료까지 챙겼습니다.
이게 들통 나자 은행 측은 시급이 12달러, 우리 돈 1만 3천 원에 불과한 일반 직원들은 5천 명 넘게 해고했습니다.
과도한 성과 목표를 할당한 뒤 직원들을 압박한 경영진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없었습니다.
정치권에 압박이 거세지고 당국이 규제의 칼을 빼 들자 결국 웰스파고는 최고경영자에게 지급한 보상금 450억 원을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금융 위기 이후 월가 최고경영자의 도덕적 해이에 책임을 물어 징벌을 가한 사실상 첫 사례로 파장이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