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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한지진 감지 4초 내 속보…"흔들림 오기 전에 피신 경보"

日, 강한지진 감지 4초 내 속보…"흔들림 오기 전에 피신 경보"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진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알리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의 지진 속보시스템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기상청은 2007년 10월부터 긴급지진속보를 일반을 상대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기상청이 내보내는 긴급지진속보는 기상업무지원센터를 통해 NHK 등 주요 언론사, 지진속보를 제공하는 사업자, 개별 이용자에게 순식간에 전파된다.

연합뉴스는 일본 기상청에서 긴급지진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데라카와 마사유키(寺川正之) 지진화산정보관리과 지진쓰나미방재대책실 정보관리계장에게 일본의 지진 감지 및 정보 전파 체계에 관한 설명을 들어봤다.

◇ 긴급지진속보…"진동 오기 전에 경보 보내자" 긴급지진속보의 특징은 큰 피해를 주는 흔들림이 오기 전에 경보를 발표해 사람들이 몸을 지키는 최소한의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진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진이 발생한 후 강한 진동이 전달되기 전에 알리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지진으로 생기는 두 가지 지진파의 속도 차를 이용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진원으로부터 P(Primary)파(초속 약 7㎞) 와 S(Secondary)파(초속 약 4㎞)의 형태로 진동이 각각 전달된다.

먼저 전달된 P파를 분석해 얻은 지진 정보를 전파해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사람들이 피신하도록 유도하는 알림이 긴급지진속보 경보다.

강한 흔들림을 동반해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주로 S파이므로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지진 발생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관측점에서 지진파를 감지한 후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내보낼 때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지진의 세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경보 발령 대상이라는 것이 분명한 강한 지진의 경우 감지 후 3초 남짓(4초 내)에 경보가 발령되며 약한 지진의 경우 분석 및 경보 발표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신속하게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할 수 있는 것은 지진 감지·분석·속보 발표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시스템은 감지된 지진 정보를 자동으로 처리하며 전기 신호로 된 이들 정보는 빛의 속도(초당 약 30만㎞)로 유무선으로 전파된다.

감지된 정보를 사람이 분석하거나, 컴퓨터가 분석한 정보의 발표 여부를 사람이 그때그때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데라카와 마사유키(寺川正之) 일본 기상청 지진화산정보관리과 지진쓰나미방재대책실 정보관리계장은 "긴급지진속보 발표 후 나오는 후속 정보는 직원이 24시간 체제로 내보내고 있으나 지진속보는 한번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사람이 없어도 발표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기술적인 면을 관리하는 등 긴급지진속보 시스템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10명 조금 못되게 있다"며 "하지만 긴급지진속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담당자 이외에도 기상청 차원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보 막도록 복수 관측 토대로 판단…정확성보다 신속성 긴급지진속보 경보는 지진파가 2곳 이상의 관측점에서 확인되고 최대 진도(각 지역에서 감지되는 상대적 흔들림의 세기)가 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5약<弱>) 이상일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2개의 관측점에서 지진파를 측정하도록 한 것은 낙뢰 등으로 인한 오보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일본 기상청 기준에 따르면 진도 5약은 대부분의 사람이 진동으로 인한 공포감을 느끼고 몸을 의지할 물체를 붙잡고 싶다고 느끼는 정도다.

선반에 있는 그릇이나 책이 떨어지거나 고정하지 않은 가구가 이동하기도 하며 간혹 유리창이 깨지거나 전봇대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진도 5약 이상이 예상되는 경우 진도 4 수준의 흔들림이 예상되는 지역까지 포함해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발표한다.

비교적 강한 흔들림을 경보 발령 기준으로 정한 것은 약한 진동이 예상될 때 경보를 발령하면 사람들이 경보에 익숙해져 긴장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긴급지진속보에는 지진 발생 시각, 발생 장소(추정) 등에 관한 설명이 포함된다.

긴급지진속보는 굳이 나누자면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에 방점을 둔 정보 전파 체계다.

그만큼 미비한 점도 있다.

초기 정보를 분석해 바로 전파하기 때문에 진도 ±1 정도의 오차가 있다고 기상청은 전제한다.

기상청은 이런 점을 고려해 긴급지진속보 경보에서 진도 대신 '강한 흔들림' 등으로 지진의 세기를 표현한다.

데라카와 계장은 "강한 흔들림이 도착하기 전에 정보를 받아 방어 태세를 취하게 하자는 생각에 따라 여러 가지를 정비해 실현한 것"이라고 긴급지진속보 경보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긴급지진속보 경보가 항상 충분한 여유를 두고 전파되는 것은 아니다.

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P파가 감지된 후 S파가 오기 전에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나 본토에서 발생한 지진은 진동이 바로 전달되므로 긴급지진속보 경보가 예고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

기상청은 어느 지진관측점에서라도 P파 또는 S파의 진폭이 100갈(Gal)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는 엘리베이터 운영자가 운전 정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종 사업자를 위한 긴급지진속보 예보를 별도로 발표한다.

일본은 긴급지진속보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해 기반시설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올해 4월 1일 현재 긴급지진속보에 활용하는 지진관측점은 약 1천70곳이 있다.

이 가운데 270곳에는 기상청이 설치한 지진계가 있고 약 800곳에는 국립연구개발법인 방재과학기술연구소가 운영하는 지진관측망이 설치돼 있다.

촘촘한 감지망으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을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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