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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美와 군사훈련 중단"…中 포위망 균열 가속

필리핀 두테르테 "美와 군사훈련 중단"…中 포위망 균열 가속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 게임이 예정돼 있다"며 "이것이 미국과 필리핀의 마지막 합동 군사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 훈련은 다음 달 4일에서 12일까지 필리핀에서 열리는 미·필리핀 연례 합동 상륙훈련(PHIBLEX)입니다.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등 미군 1천400여 명과 필리핀군 500여 명이 참가해 합동 상륙과 실탄 포격, 구조 훈련 등을 합니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로부터 250㎞가량 떨어진 필리핀 산안토니오 지역이 훈련 지역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미국과 더는 합동순찰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합동 군사훈련 중단 계획도 발표함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는 양국의 '남중국해 군사행동'은 사라지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합동 군사훈련 중단 선언 파장이 커지자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듣지 못했다"며 남중국해 합동순찰 중단을 의미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이 과장됐더라도 미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전임 정부까지 수십 년간 지속한 친미 외교노선의 수정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6일 대미 관계와 관련해 "루비콘 강을 건너려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교역·통상의 모든 길을 열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다음 날에는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필리핀 통화 페소화의 가치 급락과 관련해 "미국이 필리핀을 손상하고 있다"며 "페소화 가치가 떨어지도록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과 소원해진 두테르테 대통령은 10월 중순 중국을 방문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법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연내 러시아도 방문해 교역·투자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미국으로서는 동남아 최대 우방인 필리핀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필리핀을 거점으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을 저지하려는 '아시아 중시'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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