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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복귀 당부' 2시간 만에 퇴짜…스타일 구긴 이정현

'국감복귀 당부' 2시간 만에 퇴짜…스타일 구긴 이정현
새누리당의 수장인 이정현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복귀를 당부했다가 불과 2시간여 만에 '퇴짜'를 맞았습니다.

당 대표의 영(令)이 서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이 대표가 국감 복귀라는 돌발카드를 꺼내든 것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된 지 닷새째이자 이 대표가 단식 농성에 돌입한 지 사흘째인 어제(28일) 오후 3시 40분쯤.

소속 의원과 보좌진, 원외 당협위원장 등 약 2천여 명의 당원이 모여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던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였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이 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내일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 대표의 발언에 순간 현장분위기는 술렁였고, 곧바로 긴급 의총이 소집됐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단식 농성 장소인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 머물고 있어 의총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시작부터 비공개로 시작된 의총에서는 의원들이 이 대표의 돌발 결정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합니다.

당 내부에서 사전에 충분한 협의와 조율을 거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오늘 이정현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타이밍이 오늘은 아니다.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결국 이 대표가 국감 복귀를 당부한 지 2시간여 만인 오후 5시 50분쯤 새누리당은 의총을 통해 "이 대표의 눈물겨운 충정은 이해하지만 요청에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이 같은 의총 결정을 당 대표실에 있던 이 대표에게 전달했고, 이 소식을 전달받은 이 대표는 "본인의 (국감으로 복귀하라는) 말씀을 거뒀다고 해야 할까. 더 강하게 표현하지는 못했다"며 의총 결정을 수긍했다고 전했습니다.

애초 이 대표가 '깜짝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선 " (나의 단식 농성은) 내가 안고 갈 테니 의원들은 민생을 챙겼으면 좋겠다는 충정의 말로 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감 복귀 당부가 2시간여 만에 뒤집히면서, 평소 당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해온 이 대표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 됐습니다.

즉흥적 행보와 '단독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이 대표의 평소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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