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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페이'는 국적불명의 외래어…"'나눠내기' 사용하자"

'더치페이'는 국적불명의 외래어…"'나눠내기' 사용하자"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사회 곳곳에서 '더치페이'란 단어 사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이는 국적 불명의 외래어입니다.

따라서 밥을 먹은 뒤에도 밥값은 각자 낸다는 뜻의 단어로 '더치페이' 대신 '나눠내기'나 '각자내기' 등의 올바른 우리말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더치페이'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일'이란 뜻을 가진 명사입니다.

하지만 이는 옥스퍼드영어사전 등 전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어떤 영어사전에도 등록되지 않은 '콩글리시'로, 'Dutch treat' 또는 'go Dutch'가 올바른 영어 표현입니다.

이에 따라 국립국어원도 '더치페이'란 명사 대신 '각자내기'란 단어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교과서나 뉴스 기사 등의 오역 사례를 정리한 책 '오역의 제국-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에 따르면 '더치'는 과거 영국이 식민지쟁탈 시기 경쟁자였던 네덜란드인을 지칭할 때 쓰던 경멸조의 단어입니다.

'네덜란드식 대접(Dutch treat)'이란 단어도 형편 없는 네덜란드인들이 대접을 한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자기 먹은 것을 자기가 값을 치러야 하는 대접 아닌 대접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기에 '지불하다'는 뜻의 '페이'를 덧붙이면서 국적 불명의 콩글리시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은 "'더치페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면 자칫 네덜란드 국민에게 한국인에 대해 나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며 "'각자내기', '각자계산' '각자부담' 등으로 순화해 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영회 전 대한변리사회 회장도 "언론이 '더치페이'나 'n분의 1'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면서 "'나눠내기'나 '각자내기' 또는 제 것 제가 낸다는 뜻의 '도드리'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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