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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울고 웃고…촉각 곤두세운 식당들

김영란법 관련 8뉴스 리포트
<앵커>

이런 김영란 법 시행을 앞두고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곳은 음식점들입니다. 고급 식당들은 가격을 내려서 3만 원 이하의 이른바 '김영란 메뉴'까지 내놨는데, 그래도 손님이 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광화문 부근 한정식집 골목, 점심시간인데도 손님들이 뜸합니다.

김영란 법이 시행되는 내일(28일)부턴 예약 장부가 텅 빈 식당도 많습니다.

[한식당 종업원 : (예약 손님들이) 몸 좀 사리지. 조심하죠. (예약에 좀 차이가 있어요?) 그럼요.]

전직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유명한 남도요리 전문점은 문 앞 차림표에 7만 7천 원짜리 메뉴 하나를 지우고 3만 원짜리 '영란 메뉴'를 만들어 놨습니다.

[이금심/남도요리 한식당 대표 : (남도 요리는) 그럴 단품이 아니에요. 홍어 한 마리에 몇십만 원씩인데 홍어를 어떻게 3만 원에 맞춰요.]

식당 문 연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값을 내렸지만, 그래도 손님이 줄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금심/남도요리 한식당 대표 : 지금 우선 맞춰서 그렇게 했는데 점심은 간단하게 식사라지만, 저녁에는 또 조금 반주라도 이야기라도 나누려면 거기에 걸맞게 해 줘야 돼서….]

외식 업체들은 갖가지 영란 세트를 내놓고 손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2명이 먹어도, 3명이 먹어도 1인당 가격이 3만 원이 넘지 않는 불고기 세트에는 김영란 스티커까지 붙여놨습니다.

술 값 때문에 식사비가 3만 원을 넘지 않도록 4천900원만 내면 생맥주도 무제한 제공합니다.

[박지은/외식업체 마케팅 팀장 : 불고기용으로 쓰는 한우 같은 재료를 좀 접목해서 단가는 저희가 너무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기획했습니다.)]

삼겹살이나 족발 같은 비교적 저렴한 대중음식점들은 김영란 법 시행으로 반사 이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승훈/돼지구이 전문점 점장 : (삼겸살에) 소주 한두 병 정도 드셔도 그 금액을 벗어나지 않아서요.  비즈니스 자리도 부담 없으실 것 같습니다.]

김영란 법 시행으로 접대가 사라지고 밥값을 각자 내는 문화가 정착되면 먹거리 풍속도 크게 달라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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