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해외사업 투자로 고수익" 1조 원대 사기범 구속기소

해외사업 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1만명 넘는 사람을 속여 1조 원대 투자금을 받아 챙긴 다단계 금융사기범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모(46)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FX 마진거래 등 해외사업 투자 수익으로 매달 1∼10%의 배당과 원금을 보장한다고 속여 1만 2천76명에게서 약 1조 96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FX 마진거래는 여러 외국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환차익을 얻는 외환거래로, 투기성이 큰 상품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 이 사업은 수익이 전혀 들어온 적이 없고, 해외 딜러 확보도 어려워 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딜러에게 투자금을 지원해 발생하는 중개수수료 수익으로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였습니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처럼 조작한 가짜 프로그램까지 동원했습니다.

투자 명목 중에는 '셰일가스 개발 사업'도 있었으나 이 역시 유가 불안정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고 수익 보장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씨는 원금·이익 배당금 4천843억 원을 모두 '돌려막기'로 충당했고, 투자자를 끌어모은 모집책들에게는 2천562억 원의 수수료가 지급됐습니다.

김씨를 체포할 당시 남은 금액은 890억 원 정도로, 신규 투자 없이는 두 달을 버티지 못할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씨는 이미 FX 마진거래 투자를 가장한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해 672억 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2014년 9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최근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이후에도 국내·외 법인을 설립해 해외사업 실적이 있는 것처럼 꾸미는 등 피해자들을 끌어들여 피해액이 1조 원대까지 커졌다고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김씨의 기존 사건 유죄가 확정된 직후 김씨를 긴급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사무실 금고에서 현금 209억 원을 확보하고 계좌에 있던 680억 원 가량을 지급정지 조치해 피해금을 일부 확보했습니다.

김씨 체포 이후 서울 송파경찰서는 18개 지점을 추가 압수수색하는 등 모집책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관련 민사 절차 등에 협조하고, 투자금의 사용처와 관련자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