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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또 오면…해인사 팔만대장경 안전할까

지진 또 오면…해인사 팔만대장경 안전할까
▲ 해인사 장경판전 (사진=연합뉴스)

팔만대장경 등 2개의 세계유산과 다수 문화재를 보유한 경남 합천 해인사가 최근 잇따르는 지진 때문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해인사는 이달 경주에서 규모 5.8의 역대 최강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계속되자 경내 문화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23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해인사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세계문화유산 장경판전(국보 제52호·팔만대장경 보관 장소)뿐만 아니라 석탑 등 문화재가 50점 있습니다.

관측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일에는 해인사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됐습니다.

다행히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은 물론이고 나머지 문화재들에도 지진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해인사와 문화재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둥에 벌어진 틈의 이격거리나 판전 바닥 균열 등에서 기존과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인사 등은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지진이 계속되거나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이들 문화재가 온전할 수 있느냐입니다.

조선 전기인 1488년 건립된 장경판전은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후 판전 벽체 등에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보수가 진행됐습니다.

게다가 워낙 오래돼 각종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문화재청의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매년 두 차례 정기 점검을 받게 됐습니다.

이런데다 지진이 계속되자 해인사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도 당장 실효성 있는 방안 수립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재가 그렇듯 원형 훼손 우려 탓에 함부로 보강 여부를 결정·실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장인 일엄 스님은 "다시 내진 설계를 할 수도 없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며 "건물이 워낙 오래돼 진동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의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주 첨성대 사례를 보듯 문화재 보수·보강을 두고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문화재에 손을 대는 순간 과거로부터 내려온 문화재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은 중점 관리의 일환으로 이르면 10월 해인사에서 구조물 점검 등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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