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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양산 활성단층 결론 내린 지질연 보고서는 어떤 내용?

[취재파일] 양산 활성단층 결론 내린 지질연 보고서는 어떤 내용?
경주 지진으로 ‘이제는 양산단층대를 활성단층으로 봐야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산단층대는 경북 영덕에서 경주를 지나 부산까지 직선으로 170km 정도 뻗은 단층대로 여러 개의 소 단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번 경주지진의 진앙도 이 단층대에 위치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활성단층은 쉽게 말해 지질학적 연대에서 비교적 최근에 움직인 흔적이 있어 앞으로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라는 이야깁니다. 거꾸로 말하면 실제로 발생하는 지진의 상당수가 활성단층에서 일어난다는 이야깁니다.

경주는 양산단층대와 함께 울산단층대도 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단층대가 과연 활성단층이냐 아니냐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도 그동안 이견이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4년 전인 2012년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이 내놓은 보고서가 최근 이슈가 됐습니다. 당시 소방방재청의 의뢰로 지질연이 3년간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사한 이 보고서가 양산단층대와 울산단층대를 활성단층으로 결론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는 당시 비공개로 결정돼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소수의 관계자들 외에는 이 보고서의 내용을 알수 없었던 겁니다.
SBS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을 통해 이 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분석해 봤습니다. 지질연은 경주와 포항, 울진, 부산 등에 걸친 양산 단층대와 울산 단층대에 있는 소단층 35개를 정밀 조사했습니다. 일본처럼 활성단층지도를 만들어 지진대비의 기초자료로 삼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활성단층지도를 제작하려는 연구조사였던 셈입니다.

지질연은 일본 활성단층지도 기준을 적용해 지진발생 가능성이 큰 순으로 1,2,3단계로 구분했습니다. 경주 지역이 가장 조사대상이 많은 16개였습니다. 이들 소단층의 75%인 12개가 활성도 1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연구책임자인 최성자 박사(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은 “활성도 1에 해당하는 단층은 확실한 활성단층이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사에서 울산 단층대는 17개 소단층 가운데 13개가 활성도1로, 양산단층대는 18개 가운데 8개가 활성도 1로 나타났습니다. 즉 활성도1로 활성단층이 확실한 단층이 다수 발견됐기 때문에 면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고, 추가 정밀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소방방재청은 조사기간을 비롯한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에 비공개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책임연구자는 ‘원전 밀집지역에 활성단층이 다수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의 파장을 우려해 원자력 관계자들이 보고서 공개에 반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보고서 비공개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한수원은 “당시 조사에 참여한 적이 없어 비공개 연구결과를 알 수도 없었고, 연구결과 공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고서 비공개 결정의 전말이 무엇인지는 다음주에 이뤄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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