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불길 속 잠든 이웃 깨우고 …끝내 숨 거둔 '의인'

<앵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5층 원룸 빌딩에서 불이 난 걸 보고 한 20대 청년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깨워서 대피시키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을 대피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화강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1개 원룸이 있는 5층짜리 건물.

소방대원들이 매캐한 연기 속에서 의식을 잃은 남성을 구조합니다.

5층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이 남성은 올해로 28살인 안치범 씨로, 화재를 맨 처음 신고한 사람이었습니다.

안 씨는 가장 먼저 대피해 119에 신고한 뒤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오정환/4층 주민 : 새벽에 자고 있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났어요. (안치범 씨가) 다시 올라오셔서 초인종 하나하나 누르시다가 쓰러지신 거 같아요.]

지난 9일 새벽 4시쯤, 헤어지자는 동거인에게 화가 난 한 20대 남성이 불을 질러,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을 모두 태웠습니다.

대부분 잠들어 있던 늦은 시간이어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안 씨가 주민들을 깨운 덕분에 안 씨를 제외하곤 모두 무사했습니다.

[안광명·정혜경/안치범 씨 부모 : 치범아, 저런 위급한 상황에는 꼭 네 목숨을 살려야지 (그랬더니) 나보고도 '도와주면서 살아야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그랬어요.]

성우가 되기 위해 준비해온 안 씨는 기다리던 입사 시험 원서 접수 마감일인 오늘(20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정혜경/안치범 씨 어머니 : 갈 때는 칭찬을 해줬어요. 잘했다고. 아들 잘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 불길 속 이웃 구하고 숨진 의인…안치범 씨 후원하러 가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