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40년째 방치된 추모비…"후손 있어야 현충시설 등재"

<앵커>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이들의 추모비를 세워 그들의 뜻을 기리고 후세에 알리는 일은 국가의 몫이죠. 그런데 후손이 없다는 이유로 현충시설물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수십 년째 방치된 추모비가 있습니다.
 
생생리포트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에 있는 고 강현경 중위의 추모비입니다.

1971년 8월 27일 새벽 2시.

당시 강 중위는 소대원들과 함께 문산 지역에 침투한 무장간첩 5명 가운데 4명을 사살했지만, 남은 1명에게 총상을 입고 전사했습니다.

강 중위에겐 훈장 서열 3번째인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됐고, 소속 부대는 바로 그해 추모비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추모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손치우/故 강현중 중위 임관동기 : 처음에는 사람 하나 올라오지도 못할 정도로 양쪽에 숲이 우거져서 이게(추모비가) 있는지조차 몰랐어요.]  

추모비 연석은 여기저기 깨지고 갈라진 채 세월의 더께만큼 이끼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무려 40년 가까이 방치돼 온 결과입니다.

강 중위의 추모비는 아예 보훈처의 관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경기북부지방보훈처 관계자 : 국가가 (강 중위의 추모비를) 세운 건 아니잖아요. 장병들이 갹출해서 세웠다는 건데 그걸 저희가 다 책임질 수는 없잖아요.]

국가가 추모비를 관리하기 위해선 먼저 현충시설물로 지정돼야 하는데, 보존 상태가 깨끗하고 찾아올 후손이 있어야 지정 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25살 미혼에 전사해 자식이 없는 강 중위의 추모비는 현충시설물로 심사조차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강현찬/故 강현경 중위 동생 : 형제들이 다 죽었을 때는 이게 어떻게 관리가 될 건지…. 전국에 퍼져 있는 이런 추모비들이 수없이 많을 건데 그분들도 굉장히 답답해하실 겁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김종갑)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