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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상습적으로 굶기고 때리고…공포의 어린이집

지난 7월, 저희 SBS 화강윤 기자는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을 학대한다는 제보 전화를 받았습니다. 화 기자가 진실을 파헤친 과정을 취재파일에 전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인천의 한 어린이집이었습니다. 3년 전부터 운영돼 오던 이 어린이집은 원장 선생님이 똑 부러지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저리를 치면서 어린이집 가기를 싫어했다고 합니다. 아이들 몸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되고 말을 하는 4살 아이들이 피해를 호소해왔습니다.

참다못한 한 어머니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그만 다니게 할 각오로 어린이집에 CCTV 확인을 요청했고, 학대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보육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건더기 없는 국물에 말아놓은 밥을 한 숟가락만 먹이고는 식판에 밥과 반찬을 붓칠하듯 쓱쓱 문질렀습니다.

떡국 같은 특식은 한 접시에만 퍼서 한 숟가락으로 돌아가면서 아이들에게 떠먹였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굶겨놓고는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면 가둬놓거나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체중을 실어서 아이들의 다리를 발로 짓밟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고, 젓가락으로 찌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에 확인된 것만 2백 차례가 넘었습니다.

지난해 말에 법이 개정되면서 어린이집에는 CCTV를 의무적으로 달아야만 합니다. 이 어린이집도 지난해 12월부터 고화질이 CCTV를 설치했는데, 더욱 놀라운 건 CCTV에 찍히는 와중에도 학대가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사들에 대한 자격 정지 처분이 이뤄지기까지는 무려 두 달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이 어린이집 원장은 학대한 정황이 CCTV에 단 한 차례도 찍히지 않아서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근처 다른 어린이집에서 원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 기자가 이 보도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에도 전국에서 어린이집 학대 뉴스는 쏟아졌고,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피해 학부모들은 이제 도저히 불안해서 아이를 맡기기가 힘들다며 입을 모아 말합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육아에만 전념하는 게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 할까요?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와 정부 당국이 긴 호흡으로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수용소가 이럴까?" 폭력의 공간에 갇힌 아이들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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