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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비행기야? 영화관이야?…항공사들의 '첨단' 전쟁

[월드리포트] 비행기야? 영화관이야?…항공사들의 '첨단' 전쟁
며칠 전 멕시코 몬테레이에 취재차 출장을 다녀왔는데 LA에서 바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서 텍사스를 경유해 들어가게 됐습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이용하게 됐는데 그렇게 불편한 여객기는 난생 처음 타 봤습니다. 비좁은 좌석에 꼿꼿이 선 의자 등받이, 카드 결제를 해야만 볼 수 있는 TV 등 거의 6시간 가량의 비행 내내 고문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통로 쪽 좌석에 앉았는데 통로가 비좁다 보니 간신히 잠들만하면 사람들이나 승무원이 지나면서 툭툭 치는 바람에 제대로 잠조차 청할 수 없었습니다.
60년대 항공기 내부 모습
1960년대 미국 여객기 내부 모습입니다. 널찍한 공간에 마치 편안한 응접실 같은 분위기죠? 승무원이 고급 접시에 맛 난 음식을 담아 샴페인과 함께 서비스할 뿐 아니라 흥미롭게도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 다니면서 권하기도 했답니다. 그때와 달리 여객기가 대중화되면서 각 항공사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승객을 실을까 궁리에 몰두했고 그만큼 이코노미 석은 콩나물 시루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비싼 1등석과 비즈니스 석은 확실히 차별화시켜 마치 영화 ‘설국열차’와 같은 계층 차이를 반영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항공사 숫자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항공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위 사진은 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사의 워터프론트라는 시스템입니다. 승객이 소지한 스마트폰으로 기내에 부착돼 있는 모니터를 컨트롤하고 또 자기 모바일 기기에 든 컨텐츠들을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거의 모든 승객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등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점에 착안해 Thales 나 B/E 같은 항공사들이 이 기술을 이미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항공기들은 터치 스크린 기능도 첨가해 쉽게 모니터 조정이 가능한데 Thales 나 B/E는 다른 항공사보다 훨씬 더 큰 터치 스크린 모니터를 설치해 탑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술은 이미 항공업계에서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죠. 탑승권을 모바일 기기에 담아 가지고 갈 수도 있고 좌석 업그레이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KLM과 같은 몇몇 항공사들은 탑승권을 모바일 기기로 전송해주고 탑승 시각이 임박하면 승객에게 모바일을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제한적인 용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탑승객이 모바일 기기로 기내 모니터를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까지 발전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해주면 그만큼 탑승권의 가격도 올라가게 됩니다.저가 항공기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서비스겠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irFi는 저가 항공기나 또는 짧은 비행을 하는 항공기에 유용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고 가벼운 인터넷 라우터를 개발해 기내 곳곳에 설치함으로써 손님들이 소지한 모바일 기기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탑승객들은 이 AirFi에 접속하면 다양한 영화와 오락물들을 시청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기내식을 주문하거나 면세 물품 구매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Aeromexico는 이 기술을 적용해 인터넷 접속은 물론 기내에서 ‘네플릭스’ 접속을 통한 영화 시청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편안하게 누운 탑승객이 큼직한 안대 같은 것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VR 기기입니다.  앞 좌석 뒷면에 부착된 모니터를 들여다볼 필요 없이 편안한 자세로 3D 입체 화면을 즐길 수 있습니다. Transavia가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시험 운영 중인데 단점은 추가 돈을 내야 하거나 1등석등 프레미엄 등급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Qantas 항공사는 호주에서 미국 LA로 가는 일부 항공기 1등석에 한해 이 V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돈 있는 1등석 탑승객들에게만 서비스가 집중된 것 같아 서글픈 생각도 드는데요.위 사진은 이탈리아에 있는 Aviointeriors라는 디자인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좌석입니다. 비좁은 이코노미석 탑승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좌석인데요. 잘 보시면 맨 왼쪽 의자에 비해 오른쪽 의자가 훨씬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탑승객이 앉지 않은 의자는 좁게 접어지고 반면, 탑승객이 앉은 의자는 넓게 펴지게 고안한 겁니다. 이코노미석에서 장거리 비행을 하다 보면 탑승객이 별로 없을 때 좌석에 누워서 가는 분들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이 좌석이 적용되면 굳이 그럴 필요 없겠죠? 탑승객이 적을 때는 1등석 같은 넓은 좌석이 될 테니까요. 또 세 좌석 모두 비어있다면 그만큼 통로 쪽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멕시코 출장 갈 때 탔던 항공기처럼 통로를 지나는 손님이나 승무원들이 툭툭 쳐서 잠 못 이루게 하는 불편은 이제 피할 수 있겠네요. 
 
(사진 출쳐=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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