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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뉴스브리핑] 대통령의 '말과 글'…윤태영 전 대변인이 꼽은 '노무현의 연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3시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3시 뉴스브리핑> 월~금 (15:00~16:3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고 구술 받아 대필하면서 매력 느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거수일투족 기록 원해…업무 수첩만 5백 여권”
“부끄러운 역사 청산하자는 연설…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 담겨”
“노무현 전 대통령, 日에 분명한 입장 밝히려 연설문 직접 써”
“노무현 전 대통령, 대화와 타협 위한 토론 많이 해”
“노무현 전 대통령, ‘친필 메모’ 주며 한 글자도 고치지 말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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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대통령의 말과 글. 조선시대의 사관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과 글을 그대로 기록하고 책으로 펴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그 동안 못 뵌 지가 한참 된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참여정부 끝나고 나서는 주로 대통령님 관련 기록들을 정리하는 일을 해왔고요. 돌아가신 후에 이제 집중적으로 책으로 대중용 서적으로 펴내기 위해서 원고 작업도 하고 집필 작업도 하고 하면서 그 동안 한 3권의 책. 우리 노 대통령님에 관한 책을 3권 정도 출간을 했습니다. 최근까지.

▷ 주영진/앵커: 가장 제가 기억하기로는 ‘기록’이라는 책도 있었고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그렇습니다. ‘기록’을 제일 먼저 냈습니다. ‘기록’은 내용이 주로 대통령님의 인간적인 측면 또는 리더십 스타일 이런 거를 주로 다루었고요. 그 다음에 작년에 ‘바보, 산을 옮기다’라고 해서 주로 국민통합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노력과 이런 거를 다루었는데 참여정부의 뒷얘기들을 그곳에 가급적 많이 담으려고 했었고요. 그 다음에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에 관해서만 집중적으로 한번 분석하고 정리한.

▷ 주영진/앵커: 지금 말씀하신 책이 바로 방금 ‘대통령의 말하기’로 바로 이 책?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죠?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윤태영 대변인이 직접 다 기록하고 정리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하기?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네. 오늘 어쨌든 이 책 중심으로 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정치인의 말하기 또 글쓰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어 보려고 하는데요. 일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얘기를 하려면 윤태영 대변인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 언제 시작됐는지가 궁금합니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1993년에 ‘여보, 나좀 도와줘’라고 우리 노 대통령의 첫 자서전이 있어요.

▷ 주영진/앵커: 네. 저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그거를 제가 그때 마침 출판사 편집주관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작업에 참여해서 원고의 절반을 구술을 받아서 대필하면서 그때 이제 비로소 굉장히 가까워지고 정치인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고 매력을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윤태영 대변인에게 언젠가 이런 부탁을 지시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기록해다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 주영진/앵커: 그래서 어마어마한 양의 기록을 갖고 계시다가 얘기를 들었는데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2007년 초에 3월에 제가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다 기록을 했는데 업무 수첩이 한 100권 이런 형태의 포켓 수첩이 한 500권.

▷ 주영진/앵커: 500권이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그 다음에는 이걸로 하다가 글 쓰는 게 너무 힘들어서 노트북으로 바꿨습니다. 실제로. 대통령 옆에서 노트북으로 기록을 했는데 그게 거기서 생긴 한글파일이 한 1400개쯤 이렇게 남았습니다. 기록이.

▷ 주영진/앵커: 대변인만 아시는 필체가 있고 여기서 내용 중에 하나가 2006년이면 벌써 10년 전 일인데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주로 그때가 지금 외국 나가셔서 정상회담할 때 그때 얘기고요. 이런 게 중간중간에 보면 정상회담 기록 말고 루마니아에 가셔서 경제인 오찬 간담회를 숙소에서 하시는데 이때 이제 제가 옆에서 기록을 해둔 거죠. 원래 원고가 있었는데 앞에 어떤 분이 인사말을 하시고 대통령님께서 연설하실 차례에 첫째 둘째 단락을 생략하셨다, 이걸 제가 기록으로 남겨 놓은 거죠.

▷ 주영진/앵커: 대통령이 연설하시는데, 이거는 그러니까 말을 기록하신 게 아니라 대통령의 그 행동과 상황을 기록하신 거네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그렇죠. 네. 그 당시 상황을 기록을 한 거죠.

▷ 주영진/앵커: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을 누구보다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고 또 직접 썼던 윤태영 대변인이 꼽은 노무현 대통령의 베스트 연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마는 베스트 연설. 먼저 첫 번째 연설 한번 들어보고 어떤 내용의 연설이었고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 한번 얘기를 들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2001년 12월 출판기념회 연설이더라고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 주영진/앵커: 저 내용이 제가 기억나는 게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 인천부터 시작해서 가는 곳마다 저 내용이 들어가 있었어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저것도 본인이 대통령 후보 본인이 거의 다 완성을 하신 거예요. 그러니까 저 내용이 저렇게 이제 굉장히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이 되기까지는 그로부터 한 2년 동안 민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저 얘기를 쭉 하셨어요.

그래서 연수원에 매일 주말에 가셔가지고 당원들한테 연설하실 때마다 저 내용으로 했는데 저게 키워드가 600년 기회주의 역사의 청산이거든요. 그런 숱하게 연설을 계속 하셔서 결정적으로 종합을 해가지고 정리해서 한 연설이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 때 대권 도전 선언을 하시면서 한 연설이거든요.

그러니까 당신의 생각과 철학과 이런 것들이 굉장히 압축 돼 있는 그런 연설이었고 저기 현장에서도 굉장히 호소력 있게 전달이 돼서 훌륭한 연설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번에는 윤태영 대변인이 꼽은 노무현 대통령의 베스트 연설 두 번째입니다.

# VCR

▷ 주영진/앵커: 꼭 10년 전 연설인데요. 이 연설에는 저희가 알지 못하는 뒷이야기가 있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워낙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임기 초반만 해도 우리 노 대통령께서 동북아 3국이 일종에 EU와 같은 앞으로 그런 질서로 만들어 나가는 게 동북아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는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셔서 굉장히 전향적으로 대했는데 일본이 계속 뭐 2003년 2004년 뭐 이렇게 독도 문제니 역사교과서 문제니 이렇게 시비를 걸어오니까 당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저런 담화를 특별히 발표를 했는데 저 연설을 거의 본인이 직접 작성하다시피 하셔가지고 거의 마지막 손질만 아마 제 기억으로는 연설 비서관실에서 마무리 손질만 하셨던 것 같아요. 근데 연설 쓰신 내용이 거의 연설 비서팀이 쓰는 수준으로 굉장히 잘 쓰셨어요.

▷ 주영진/앵커: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이 통합이라는 결과를 낳기보다는 분열을 낳았다고 하는 지적도 엄연히 존재를 하는 것 같아요.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네. 그런 지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노 대통령께서 생각하셨던 제일 큰 거는 상황을 명확하게 규정해서 일반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하는 것. 명확하게 상황을 규정해서 말씀을 국민들한테 드려야 국민들이 아 이건 이런 문제고 이건 이런 문제다, 이런 인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명확한 용어를 쓰시는 걸로 생각이 되고요.

다만 어쨌든 노 대통령님이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져 있듯이 이렇게 편 가르기의 정치인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시는데 의외로 제가 옆에서 모신 대통령 본 기억으로는 대화와 타협. 얼마나 토론을 많이 하세요, 가급적 토론도 많이 하시고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나와서 생방송 토론 그러면 거의 예외 없이 나와서 하셨어요.

방송사에서 제안을 하면. 그래서 토론을 하면 당신의 얘기를 국민들한테 설득하는 계기이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또 상대 반대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잖아요. 듣다보면 얘기가 결국은 수렴돼 나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상황을 규정하는 얘기는 얘기대로 그러나 그거를 풀어나가기 위한 대화와 타협은 이 두 축으로 꼭 하셨다는 거를 제가 말씀드리고 싶어요.

▷ 주영진/앵커: 기자회견은 몇 차례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십니까?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제가 그 통계는 따로 갖고 있지 않아서. 임기 초반의 경우에는 토요일, 일요일이면 주말마다 춘추관 기자실에 나와서 기자들하고 얘기를 하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기자들이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나중에는 약간 좀 꺼려하더라고요. 대통령께서 일요일마다 나오셔서 기사를 만들어 내면 하루도 쉬기가 언론인 입장에서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지니까 그것도 대통령님 한 마디가 임기 초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기사인데.

▷ 주영진/앵커: 지금까지는 대통령의 말하기와 관련된 이야기였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대통령의 글. 메모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글인데 발언이 있습니다. 그것도 윤태영 대변인이 직접 했던 발언인데요. 일단 들어보고 이야기를 이어가시죠.

# VCR

▷ 주영진/앵커: 저 논평. 대통령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시는 것 같은데요. 언제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2006년 11월 말로 기억하는데요. 그때 이제 당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열린우리당 사정이 여러 가지 입장 차이로 다시 이제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면서 여러 사람이 탈당할 걸로 예상이 되고 있던 차에 그것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시려고 하면서 어느 날 아침에 관저에 올라갔더니 메모를 갖고 나오셔가지고 직접 쓴 메모를 갖고 저한테 보여주시면서 이것대로 발표하라고 한글자도 고치지 말라고. 대변인이나 이제 대변인의 입장에서 문장 고치는 것은 있거든요.

매끄럽게 하거나 근데 그렇게 일체 하지 말고 고치라고 해서 제가 이제 춘추관에 가서 발표하고 아마 저 내용 중에 말씀하셨습니다에 들어가는 거는 방송사에서 싱크로 다시 요구를 해서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재임 기간 저런 경우가 또 있었습니까?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다 발표는 저한테 맡기신 대변인 시절에는 발표는 맡기셨는데 이 한 글자도 고치지 말고 하라고 했던 적은 저때가 유일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아 저 분 참 말을 잘 한다 그러니까 말을 화려하게 한다 이런 뜻이 아니고 정말 정치인이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 이렇게 생각되는 정치인들 좀 있습니까? 요즘 보시는 분들 중에.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글쎄요. 요즘 제가 이렇게 밀도 있게 언론을 시청하는 건 아니라서 제 기억에는 어쨌든 김대중 대통령께서 제가 연설문 작성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적도 있는데 그냥 말씀하신 구술을 그 시절에도 구술하신 거를 쭉 풀어서 원고를 정리하면 그대로 연설문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대단하시다 싶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말하는 솜씨나 재주나 이런 것보다도 콘텐츠가 그렇게 쫙 정리가 돼서 나오는 것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저런 게 진짜로 말을 잘하시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죠.

▷ 주영진/앵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생각하시는 대로.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아무래도 제가요. 이런 한번 2003년인가 대변인 시절이었는데 한국-호주 정상회담을 청와대에서 한번 했어요. 했는데 호주 총리가 하워드 총리인가 그랬는데 자기네 LNG 호주산 LNG를 한국이 더 많이 사 달라, 이런 요구를 했어요. 그걸 끄덕끄덕하신 다음에 바로 다음에 하신 말씀이 호주산 철광석이 우리나라에 와서 자동차가 되었습니다. 그 자동차가 이제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라는 말을 하워드 총리한테 거꾸로 던지신 거예요.

그 말 듣는 순간 제가 옆에서 가까이 모시면서 참 대단하시다 어떻게 저런 표현을 만들어내셨을까, 그러니까 우리나라 자동차도 호주가 많이 사 달라, 이 뜻인데 그 말씀을 하시기까지는 이게 철광석을 거기서 수입하고 있고 자동차를 거기에 팔아야 되고 이 얘기를 또 밋밋하게 하기보다는 어떻게 전달하는 게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연구를 깊이 하셨구나 라는 생각이 옆에서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런 말이 나오는 거죠. 그게 순발력 때문에 저런 표현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을 한 거죠. 그러니까 말이든 글이든 저는 깊이 생각하고 사색을 많이 하고 정말 연구를 많이 하고 우리 노 대통령님처럼 회담장 들어가기 전까지 말씀 카드 꺼내서 한 번 더 보고 이런 노력이 있어야만 그런 경지로 가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주영진/앵커: 윤태영 대변인이 앞으로 또 책으로 펴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려야할 노무현 대통령의 말하기, 글쓰기 아직도 공개 못한 부분들이 있습니까?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아직도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수첩에 쓴 것은 거의 디지털 파일로 전환을 거의 마무리 돼 가는 상태인데 한글파일 중에는 아직도 열어보지 못한 게 꽤 있습니다. 그래서 그거는 공식 기록관 안에 그 기록들이 풀리기 전까지 참여정부를 연구할 사람들이나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책으로 계속 펴내고 대통령님 말씀을 이런 형태로 저런 형태로 또는 평전의 형태로도 이렇게 엮어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이렇게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윤태영/前 청와대 대변인: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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