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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대 달리는데…'툭툭' 부서진 삭은 복공판

<앵커>

도로 지하공사나 지하철 공사를 할 때 도로가 있던 자리에는 차량 통행을 위해 임시로 복공판이라는 걸 깔죠. 하루 교통량이 수십만 대에 달하는 도로에 오래된 중고 복공판을 설치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곳이 있습니다. 설계도에는 새 제품을 쓰는 것처럼 했는데 감독 기관도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목동교 성능개선 공사 현장입니다.

철제 복공판으로 덮은 가설 교량 위를 차량들이 내달립니다.

완공 때까지 1년은 더 써야 하지만, 표면이 심하게 닳아 땜질을 한 곳까지 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 (이 복공판은) 15년, 20년 정도 된 제품 같습니다. 하부가 저 정도면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이렇게 꺾임 현상이 일어나서 차량이 (복공판에) 올라타서 큰 사고가 날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부산에선 이런 중고 복공판 위를 달리던 승합차가 미끄러져 2m 공사 현장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도로 아래쪽은 어떤지 확인해봤습니다.

심하게 부식돼 일부는 아예 접촉 부위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과적 차량이 지나갈 경우 자칫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도면엔 새 제품을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비용만 새 제품을 쓴 거로 책정해놓고 절반 값인 중고품을 쓴 겁니다.

현행법상 품질이 확보되지 않은 건설 자재를 사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감독기관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묵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중고제품 사용의 위험성을) 지적을 하니까 그대로 개통하고 눈감아주기로 한 것 아니냐 다른 현장에 납품하면 될 거 아니냐 하면서 윽박질러 가지고….]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안전행정위 : 감독 소홀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서울시 산하 기관도 중고품 사용을 시인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이재영, 주용진,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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