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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요즘 일본 생선에선 세슘이 얼마나 나오나?

[월드리포트] 요즘 일본 생선에선 세슘이 얼마나 나오나?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12미터의 지진해일까지 덮치면서 후쿠시마 제 1원전에 정전이 일어납니다. 원자로가 점점 과열되면서 결국 최악의 사태,노심용융(meltdown)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고장난 원자로에서는 방사선이 계속 뿜어져 나왔고, 원자로를 식히는 데 쓰였던 오염된 냉각수와 폐로 작업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까지, 수많은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원전 인근의 방사선량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 제가 직접 후쿠시마 원전 2.3km까지 접근해 방사선량을 측정해봤습니다. (관련 기사 ▶ [월드리포트] 도쿄에서 후쿠시마까지 방사능 측정해보니…)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매일 사회면 한 구석에 '후쿠시마 제 1원전 주변 방사선량 수치'를 공개합니다. 1일 정오 원전 정문에서 0.614μSv/h가 측정됐군요. 2일 서울 용산구 0.129μSv/h의 4.8배 수준입니다. 1년간 계속 후쿠시마 원전 정문 앞에 있으면 모두 5.378mSv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량 한도 5mSv를 넘습니다.
1일 마이니치신문 후쿠시마 방사선량 기록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주변을 5-10km 정도만 벗어나도 측정치는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안전 기준상 1년간 계속 그곳에 살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 후쿠시마 일대에서 많은 일본 주민들이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아래 사진)를 살펴보면 원전 북서 방향에선 대기 중에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노란색)이 나오고 있지만, 그 외 지역은 상당히 안정된 것(파란색)을 알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방사선량 지도(2015년 11월 기준)
실제 도쿄에 사는 한 프랑스인 원자력 전문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프랑스는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이다. 그래서, 후쿠시마 사태 초기부터 일본을 돕고 있다. 지난 달에도 후쿠시마에 다녀왔는데, 정말 많이 안정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다. 도쿄에 사는 우리 가족은 수돗물도 마시고, 일본 음식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유기농식품 유통회사 '화이트푸드'
그런데, 이 분 말만 믿고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지난주 일본의 유명 유기농식품 유통업체 화이트푸드(www.whitefood.co.jp)가 '2016년 상반기 일본 해산물 방사능 지도'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식품 방사능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과 세슘134가 검출된 지역을 지도에 표시한 겁니다. [일본 후생성 원자료 클릭]  
'화이트푸드'의 일본 수산물 세슘 검출 지도
화이트푸드 측은 "특히 자연계에선 나오지 않는 세슘 134가 검출됐다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도 아래쪽 도쿄 등 수도권에서 유통된 해산물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하이트푸드 측은 "세슘이 검출된 최악의 11개 물고기 종류는 대부분은 담수(민물)이나 기수(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물) 유역에서 생활하는 물고기였습니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 가운데는 아오모리, 후쿠시마, 미야기, 이바라키, 지바 등지의 대구, 농어, 가자미, 넙치 등에서 세슘이 검출됐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어로 된 화이트푸드의 자료를 보시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수산물 세슘 검출 어종과 검출 수치
 

일본어 표에서 방사성 물질이 자주 검출된 어종 순위를 한국어로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순위를 볼까요?  
 
 
<일본 해산물 세슘 검출 순위>
 
순위 어종 검출횟수 평균치
(Bq/kg)
1 곤들매기 107 26.6
2 홍어 70 12.2
3 산천어 69 17.7
4 농어 61 6.3
5 넙치 43 3.9
6 찰가자미 41 17.5
7 황어 38 12.5
8 대구 33 1.4
9 문치가자미 30 11.6
10 장어 22 17.4
11 양볼락 22 13.4
12 돌가자미 21 16.9

생선을 포함한 일반 식품의 세슘 기준치는 100Bq/kg 이하입니다.(한국 일본 동일) 세슘 검출 횟수는 꽤 많지만, 모두 기준치 이하입니다. 곤들매기가 가장 자주 검출됐군요. 이들 어종은 2014,2015년에서 세슘 검출 횟수가 많았습니다. 상습 검출 어종인 것이죠. 이밖에 브라운송어의 경우 단 한 번 검출이 됐는데, 최고치인 90.0Bq/kg이 나왔습니다. 지난주 제가 도쿄 식당에서 먹은 곤들매기는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일본 식당 곤들매기 구이
우리나라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해 일본 동북 지역 8개 현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안전 기준치 이하의 수산물은 수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 일본 시민들도 이들 지역 수산물의 안전성을 걱정하더군요. 화이트푸드 같은 업체가 각광받는 이유도 정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이트푸드가 방사능 안전을 지키는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는 내용을 볼까요? 정색을 하고 따라하기보다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1)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우려되는 식품을 최대한 피한다.
2) 옛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최대 피해국이었던 벨라루스에는 요리 전 고기나 생선, 감자 등을 소금으로 데치면 세슘의 45-70%를 배제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다.
3) 외식이나 급식 때 방사능 오염 식품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에는 세슘 배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스피룰리나(Spirulina)'가 함유된 영양제를 복용한다.









식품 정책에 있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건강 보호와, 정책 당국에 대한 신뢰 유지입니다. 우리 식품당국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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