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국가 연주때 기립 안한 쿼터백…"다른 나라에 가라"

미식축구에선 다른 포지션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하면서도 비싼 몸값을 받는 포지션은 쿼터백입니다. 미식축구를 하고있는 모든 학생들은 미국 프로풋볼리그인 NFL의 쿼터백이 되는 게 꿈입니다. 그 꿈을 이룬 샌프란시스코 포틴나이너스의 쿼터백 캐퍼닉이 최근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태워지는 모습이 SNS에서 중계되고 협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프로풋볼팀의 쿼터백이 왜 이런 곤경에 처했을까요? 지난 금요일 캐퍼닉은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시범경기에 참가했습니다. 경기에 앞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양팀 선수들은 물론 코치와 심판까지 일어서서 식전행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캐퍼닉은 맨 뒤 의자에 앉아서 국가를 듣고 있었습니다. 국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일어서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겁니다 캐퍼닉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흑인과 유색인종을 억압하는 나라의 국기를 향해 자부심을 표현하려고 일어서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풋볼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든 사람의 자유와 정의를 대표하는 나라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강조했습니다.

특히 최근 이어진 흑인에 대한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을 비난했는데요 “거리에 시신들이 넘쳐나는데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고는 휴가를 떠난다”고 말했습니다.또 “이런 폭력의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높일 힘이 없고 변화를 이끌 영향력이 없다며 자신이 그들을 대신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캐퍼닉의 행동은 사전에 구단측과 상의하지 않은 돌발행동이었지만 구단은 그의 행동을 지지했습니다. 포티나이너스는 “국가 연주는 시민으로서 누리는 위대한 자유를 생각하며 국가에 영예를 돌리는 특별한 행사지만 그 의식에 참여여부를 결정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켈리 감독도 “캐퍼닉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권리가 내게는 없다”며 역시 캐퍼닉의 편을 들었습니다. NFL측도 국가가 나올 때 일어나서 예의를 나타내는 것은 “권장되기는 하지만 의무는 아니다”라며 그의 행동이 징계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캐퍼닉은 백인가정에 입양돼 자랐는데 이전부터 SNS에 흑인 운동의 구호인 ‘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는 등 미국내 인종차별을 비판해 왔습니다.그의 행동이 알려지면서 "애국심이 부족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 "알리의 신념에 대해선 칭송하면서 캐퍼닉의 행동이 불명예스럽다고 하는건 바람직 하지 않다"는 등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으로도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는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캐퍼닉의 행동은 “끔찍하다”면서 “다른 나라를 찾아보라”며 대놓고 공격했습니다. 트럼프가 발끈한 직접적인 이유는 캐퍼닉이 트럼프와 힐러리 두 대선후보를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캐퍼닉은 인터뷰에서 “힐러리는 흑인 청소년과 아이들을 약탈자라고 불렀고 도널드 트럼프는 인종주의자”라고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백악관도 나섰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캐퍼닉에게 동의할 수는 없다"면서도 "캐퍼닉이 원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권리를 미 정부는 인정하고 보호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힐러리측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설적인 프로농구스타 압둘 자바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은 캐퍼닉을 애국자라고 칭찬하는 등 흑인을 중심으로 캐퍼닉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가 주장한 명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이 과연 최선인가하는데는 찬반이 뜨겁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