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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택시기사 그냥 두고 떠난 승객들…왜?

<앵커>

택시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기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승객 두 명은 119에 신고도 하지 않고 비행기 시간이 급하다면서 현장을 떠나버렸습니다. 택시 기사는 결국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TJB 조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길, 차량들이 정체를 빚으며 꽉 막혀 있습니다.

길 한가운데엔 트렁크와 차 문이 열린 택시가 앞부분이 찌그러진 채 정차해 있고, 앞서 달리던 외제 승용차도 후미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오전 8시 40분쯤 대전 서구 한 도로에서 택시 기사 62살 이 모 씨가 승객 두 명을 태우고 운전을 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 의식을 잃은 겁니다.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앞차를 추돌한 채 30m가량 주행이 이어졌습니다.

이 씨는 사고 직후 얼굴이 창백해진 채 침을 흘리며 기절한 상황, 하지만 차량에 탑승한 승객들은 119 신고는커녕 어떠한 구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트렁크에서 자신의 골프 가방과 짐을 꺼낸 뒤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가버렸습니다.

[허모 씨/최초 119 신고자 : 골프가방이랑 짐이 좀 있으셨던 것 같아요. 너무 자연스럽게 내리셔서 옆에 택시 오는 거 잡으시더니 타고 그냥 가셨어요.]

목격자의 신고로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된 택시 기사는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승객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수소문하자 공항버스 탑승시간 때문에 황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4시간 뒤 연락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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