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시가 바쁜 추가경정예산은 여야 협상이 중단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추경의 취지와는 상관없는 지역구 민원 예산 끼워 넣기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강청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 말 완공이 목표인 울산 전시 컨벤션센터 조감도입니다.
울산시가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한 사업인데, 이번 추가경정예산 심사과정에서 조선산업 구조조정 지원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상관없는 예산이란 지적이 나왔지만, 20%만 감액된 채 128억 원이 책정됐습니다.
이 지역 출신으로 소관 상임위의 예결소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이 주도한 겁니다.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실 관계자 : 일반 컨벤션 센터를 짓는 게 아니고 (조선해양산업 관련) 직업 교육이라든지 행사라든지 그런 걸 하기 위한 하나의 센터라고 보시면 되고요.]
제 지역구 챙기기는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양항 교량 건설 사업 예산으로 6억 원, 영산강 일대 농업용 급수시설 개선에 60억 원 등 기존 추경안에 없던 예산이 각각의 상임위 예산결산소위를 거치면서 추가됐습니다.
추경 심사 전에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배제하겠다던 정치권의 다짐은 공염불이 된 겁니다.
[김광림/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5번의 추경에서 SOC가(사회간접자본 예산)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현미/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결특위 위원장 : 대형 SOC사업이 서민들의 실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그런 정책, 대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기에 빠진 조선해운업과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추경의 취지는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로 빛이 바랬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