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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서 사망한 노인…폭염 속 쓸쓸한 죽음

<앵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더위에 지쳐서 그리고 외로움에 지쳐서 쓸쓸히 생을 마치는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흔해 우리 사회가 이 고독사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전의 한 주택가 골목길, 슬레이트 지붕의 이 옥탑방에서 72살 최 모 씨가 어제922일) 아침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순애/이웃 주민 : 조금만 올라가도 냄새가 그렇게 나더라고. (같이 옥탑방에 올라간) 아저씨가 문을 열더니 '아이고, 부패했네요'….]

경찰은 최 씨가 사망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폭염과 잦은 음주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보증금 없이 월세 8만 원만 내고 홀로 살았던 최 씨는 이웃들과 왕래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들이고 딸이고 누구 하나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어요. 가게 가서 술이나 사다 먹고 매일 술만 사갔는가 봐, 술만.]

최 씨처럼 사망한 뒤 부패가 발생할 정도로 홀로 방치된 죽음, 이른바 고독사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고독사를 별도로 집계한 통계조차 없어 무연고 사망자를 토대로 증가세를 가늠할 뿐입니다.

홀로 사는 노인이 10년 전 77만 명에서 지난해 137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고, 이 추세라면 고독사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민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야쿠르트라든가 또는 세탁소에서 옷을 배달해 주는 경우에 (홀몸 노인들의) 안전을 좀 점검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 좋겠고요.]

이웃 간 연결고리,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단단하게 회복하는 것이 어떻게 왜 죽어갔는지조차 모르는 쓸쓸한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호진,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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