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 영국의 롤모델은 한국"…영국 언론인 주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이후 영국이 나아갈 진로에서 한국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포스트 브렉시트 모델로 스위스나 캐나다 등이 거론됐지만' 한국 모델론'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인 크리스천 스퍼리어는 22일(현지시간)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번영할 수 있다는 증거를 원하느냐? 그럼 한국을 봐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스퍼리어는 한국과 영국이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거의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약 10만㎢의 면적에 5천만 명이 살고 있어 영국(면적 13만㎢에 인구 6천만 명)과 별로 차이가 없는데다 영국처럼 고도로 도시화돼 있고, 창의적인 '소프트 파워'를 주축으로 삼아 번영하고 있다는 것.

그는 "하지만 한국이 비교대상으로 가장 좋은 것은 근래의 경제 기록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맞았고, 9·11 테러로 대미(對美) 수출이 급감한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직면했지만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으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출주도형, 첨단기술 기반 경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브렉시트 찬성 측과 영국산업연맹이 항상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스퍼리어는 "브렉시트 찬성 측에 가장 중요한 논지는 한국이 주요 무역 블럭 가입이나 천연자원 없이 이를 해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육과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했고 다양한 양자 무역협정을 맺음으로써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 개시로부터 14개월 만에 협정을 체결했고, 이어 중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국가와의 FTA를 연이어 맺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점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수십 년간 복잡한 양자협정 체결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우려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라고 스퍼리어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스퍼리어 한국과 영국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유념해야 한다는 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국은 이민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 번영을 이뤘고 제국 경험도 없다"며 인구의 98%가 한국계로 민족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매우 동질적인 국가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몇몇 도시에서는 백인이 아닌 인구 비율이 40%에 달해 "한국과 달리 이미 다양성이 큰 국가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