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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탈모' 더 있다…"모두 같은 한의원 다녀"

<앵커>

얼마 전 27개월 된 아이가 어린이 한의원의 한약을 복용하고 난 뒤 머리와 눈썹이 탈모 됐다는 뉴스 전해 드렸는데요, 방송이 나간 뒤 이와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 어린아이가 추가로 더 확인됐습니다. 모두 같은 한의원에서 한약을 지어 먹었는데, 이 한약이 탈모의 원인인지 당국의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27개월 된 김 모 군.

머리와 눈썹이 한 올도 남지 않고 모두 빠졌습니다.

앞서 보도가 나간 장 모 군과 증상뿐 아니라 나이까지 똑같습니다.

김 군은 지난 1월 초 장군과 같은 어린이 한의원에서 약을 지었습니다.

[김 군 할머니 : 열 내리는 한약이라고 그랬어요. 이걸 먼저 먹여서 열을 완전히 내린 상태에서 보약을 먹어야 한다고 그랬어요.]

한약을 복용하고 보름쯤 뒤, 정수리 부분에 동전 크기만 한 원형 탈모 증세가 나타나더니, 두 달이 지나서부터 머리 전체에 탈모가 진행됐고, 석 달 만에 한 올도 남지 않고 다 빠져버렸습니다.

똑같은 탈모 증상을 3년째 겪고 있는 5살 박 모 양 역시 같은 어린이 한의원에서 한약을 지어먹었습니다.

약을 먹은 지 다섯 달이 지나서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석 달 만에 완전 탈모가 됐습니다.

[박 양 엄마 : (아이가) 열이 많다고, 열을 내려주는 약을 처방해 주겠다, 이 약을 먹으면 잠을 잘 잘 것이다. (라고 설명해 줬어요.)]

두 아이 모두 다른 질환은 앓고 있지 않던 상황.

하지만, 같은 어린이 한의원에서 열을 내려준다는 약을 지어먹었다는 점에서 부모들은 해당 한의원을 의심합니다.

처방 당시 한약 이름이나 부작용에 대해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것도 똑같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한의원은 탈모의 원인이 한약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이들이 받은 진단명이 약물 때문에 머리가 빠지는 약인성 탈모가 아니라, 면역체계가 모근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전두탈모란 점을 강조합니다.

전두탈모의 경우 발병 원인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한약이 원인이라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한약과 같은 조제약은 의약품 부작용 신고 대상이 아니라면서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해당 어린이 한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지웅, VJ : 김준호·이준영) 

▶ 한약 먹은 후 탈모된 아기…배상금은 3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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