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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아버지가 부장이면"…'인맥'이 취업에 끼치는 영향

[리포트+] "아버지가 부장이면"…'인맥'이 취업에 끼치는 영향
“취업에 대한 자세한 스펙이나 정보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금융권 또는 공무원에 대한 기본적이고 전반적인 얘기를 들려줄 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 인맥 관리를 안 하고 살아왔을까, 절 도와줄 사람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요?” (포털 아이디 char****)

어느 취업 준비 카페에 올라온 고민 글입니다. 그가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상은 바로 ‘인맥’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맥은 불법으로 취업을 청탁할 ‘연줄’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취업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줄 사람을 뜻하는 것이죠. 취업하려면 준비할 게 많은 상황에서, 목표로 하는 회사가 과연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알면 시간이나 노력 모두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취업 시장에는 이런 말이 등장했습니다.

“인맥도 스펙이다.”

취업 준비하느라 소홀해진 인간관계가 오히려 취업 성패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돼버린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인맥은 취업에 도움이 되긴 한 걸까요?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요?
● 인맥, 대체 어떤 도움을 주나?

최근 경쟁률이 170대 1이 넘는 대기업 공채를 뚫고 당당히 입사한 신입사원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에게는 취업 정보를 알려줄 수 있었던 인맥이 꽤 있었습니다.

일단 입사했던 기업과 같은 계열의 대기업 그룹사에 아버지가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입사했던 기업에는 같이 공부했던 대학교 선배와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현직’이었죠. 그들을 통해 해당 기업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분위기는 물론,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와 인재상까지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인맥 도움받은 신입사원 A씨 ]
“가족과 선배를 통해서 미리 그 회사의 경영진의 생각이나 전반적인 기업 문화를 들었죠. 그에 맞춰 제가 생각했던 바와 비교를 하고, 제 장점을 호소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실제 면접에서 면접관들과 말이 잘 통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회사의 최근 정보를 좀 더 알면 면접 보는 데 별도의 준비 없이도 나를 표현하는 데 어렵지 않구나, 그 자체만으로 면접관들한테 충분히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인맥을 통해 얻은 정보는 인터넷 취업카페 등에서 돌아다니는 정보와 차별된다고 말합니다. 인터넷 정보는 사실인지 출처가 불분명할뿐더러, 누구나 접근 가능하기에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별로 안 된다는 것이죠.

[ 인맥 도움받은 신입사원 A씨 ]
“현업에 종사하는 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으면 좀 더 현업에 가깝고, 실제 회사에서 돌아가고 있는 중요한 화제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인맥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예도 있습니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공개채용이 아닌, 알음알음해서 지인 추천을 받아 인재를 뽑는 기업일수록 인맥은 최고의 스펙이 되죠.

[ 친구 소개로 입사한 B씨 ]
“친구 소개가 없었다면 아직도 취업준비하고 있었을 거예요. 친구 소개 덕분에 바로 팀장과 면접을 보고 입사했어요. 저도 회사에 자리가 난다면 취업하지 못한 제 친구를 소개해줄 생각이에요.”

● 인맥 통한 구직정보 무시 못 해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이들과 취업 준비생들이 구직 정보를 얻는 경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서울연구원은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만 22~36세 청년 900여 명의 고용 추이를 조사한 데이터를 들여다봤습니다. 그랬더니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구직 정보를 ‘인맥’에서 얻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그들의 구직 정보 경로는 ‘친구 또는 선후배’가 21%로 가장 많았습니다. ‘민간 취업사이트/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은 비율은 18%로 인맥보다 적었죠.

반면, 취업준비생의 구직 정보 경로 1위는 ‘민간 취업사이트/카페(26.8%)’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공공기관 취업사이트(15.3%)’가 많았고, 친구나 선후배에겐 12.5%만이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습니다.
한 온라인 취업포털 업체가 취업자 47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부모 능력’이 취업에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능력 중에서도 ‘인맥(63.8%, 복수응답)’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취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스펙을 비롯해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구직 정보를 얻는 경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셈입니다.

이처럼 취업 시장에서 인맥이 취업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금수저론’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인맥이 없으면 취업도 안 된다는 일종의 하소연인 셈입니다.

마땅한 인맥이 없는, 노력형 취업준비생에겐 이런 금수저론이 좌절감을 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취업준비생은 어떻게든 스펙을 하나라도 쌓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인맥을 얻기 위해선 어떤 ‘노오력’을 해야 하는 걸까요? 취업준비생 65만 명의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임태우, 김다혜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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