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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시사전망대] "유기견, 안락사보다 끔찍한 식용 입양"

* 대담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 한수진/사회자:
 
휴가철마다 유기 동물들이 급증한다는 이야기 아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행히도 주인을 찾거나 입양되는 유기 동물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안락사의 운명에 처해지는데요. 몇몇 동물 관련 시민단체들은 안락사에 처해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유기견 관리에도 허점이 많다는 문제 제기도 하고 있습니다. 휴가철마다 반복되는 애완동물 유기 문제와 이른바 묻지마 입양으로 불리는 유기 동물 입양 실태. 관련해서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박 대표님. 반려견들도 휴가철이 되면 그렇게 많이 버려진다면서요. 어느 정도인가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예. 그렇습니다. 보통 평소보다 휴가철에 버려지는 수가 3배에서 4배 가까이 증가하고요. 전체 유기 동물 수의 20%가 이 휴가철에 발생한다. 이렇게 조사가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휴가철에. 혹시 기억이 나는 사례가 있으세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동물들은 보통 아주 조용한 산 속, 외딴 곳. 이런 곳에서 발견되거든요. 따라오지 못하도록 그런 곳에 버리는 거죠. 심지어 더 극단적인 경우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도로에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희가 고속도로에서 상자 속에 발견된 아주 작은 요크셔, 나이 든 암컷을 발견한 적이 있었는데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굉장히 아팠던 기억이 있죠. 어떤 경우는 나무에 묶어서 그냥 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경우는 발견되지 못하면 그냥 굶어죽는 것이거든요. 아니면 등에 ‘잘 길러주세요’ 이런 쪽지를 붙여놓고 묶어놓고 버리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발견되게 되면 보호소로 가게 되는 건가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예. 보통은 지자체 보호소로 들어갑니다. 요즘은 유기 동물을 발견하고 신고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지역마다 보호소가 있어서 대개는 그 쪽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지자체 보호소의 환경이 너무나 열약하고, 또 아직도 비인도적인 곳들이 대부분이어서요. 동물들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건강 상태가 나빠진다고 볼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열악하고 얼마나 비인도적인 건가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그냥 시골의 비닐하우스, 그 안에 떠있는 장만 갖춰 놓고. 청소도 거의 안 하고, 치유 아예 안 하고, 굉장히 냄새가 나고, 환기 안 되고 비바람 제대로 막을 수 없고. 이런 곳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호소 자체 상황도 그렇게 열악하다는 말씀이세요. 그래요. 그러면 거기 보호소에 들어와서도 유기 동물 실태가 상당히 좋지 못하겠어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떤가요? 다른 선진국들 같은 경우도 이렇게 휴가철에 많이 버려지고 그러나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유기 동물 수는 사실 많이 기르면 많이 버려지게 돼있습니다. 언제나 그 숫자에 비례하죠. 그래서 동물 보호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곳들도 사실은 굉장히 많이 버려지고요. 대신 보호소가 그나마 인도적이어서 동물들이 잘 관리가 되고 또 다시 재입양 되는 경우가 많이 있죠.
 
▷ 한수진/사회자:
 
거기도 버려지는 유기 동물들은 있는데. 어쨌든 보호소는 잘 갖추고 있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호소는 주로 지자체에서 운영을 하게 되는 거죠?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예. 지자체에서 직영을 하거나 위탁을 줘서 운영을 하게 돼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탁 운영도 가능하고. 혹시 위탁 보호소를 운영하고자 하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되는 건가요? 아니면 개인도 운영할 수 있는 건가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지자체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한데요. 직영이 아닌 위탁 보호소들은 자격 기준이 수의사, 혹은 축산단체, 동물단체. 이렇게 하게 돼있고요. 그런데 동물 단체들이 하면 사실 잘 하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안락사에 대한 인식 부족, 그것 때문에 비난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할 의지들은 있지만 안 하고 있고요. 또 수의사가 개인들을 보호소장으로 두고 입찰을 받는 경우가 아직은 제일 많고요. 또 개인들이 어떤 단체의 이름을 빌어서 하는 경우도 있죠. 정말 개인이 수의사와 치유 계약을 맺어 하는 곳들도 사실은 굉장히 비인도적인 곳이 많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들은 계속 거기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그렇죠. 보통 보호 기간이 열흘 정도 법정보호기간이 되고 있고요. 이 기간 동안 자기 주인을 찾아야 되고, 또 새로운 입양처를 찾아야 되는데. 새로운 입양처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10일 안에는 가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법정보호기간이 10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10일 안에 자기 주인을 찾지 않으면 그 이후에 지자체에서 알아서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에. 입양을 보내거나 안락사를 할 수 있는데. 그 입양 기간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안락사하거나 무더기 묻지마 입양을 보내거나.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입양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 지금 너무 짧다는 말씀이세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그렇습니다. 입양 기간을 보통 5일 정도라도 둬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기간이 사실은 필요하죠. 그래서 원래 법정 보호기간으로 정해진 10일 안에 새로운 입양자가 나타나면 주인이 나타날 수 있다, 줄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주지 않거든요. 그러고 나서 10일 이후에는 그 사람이 포기한 경우에는 더 이상 새로운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바로 안락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합리한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얼마 전에 유기 동물 입양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네. 입양률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기 동물에 대한 인식도 좀 달라지고 있고요. 또 서울이나 도심 같은 경우는 작은 개인 단체들이 많이 형성돼서 적극적으로 유기 동물 입양을 홍보하고 대행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직도 좀 지방이나 이런 곳들 유기 동물 입양률이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냥 묻지마 입양, 그런 것이 굉장히 많거든요. 묻지마 입양이라는 게 누구든 신청만 하면 그냥 보내는 거죠. 주민등록증 하나만 내면 그냥 보내는 건데. 조사해 보니까 개 농장으로 입양 가는 경우.
 
▷ 한수진/사회자:
 
개 농장.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식용으로 무더기 입양 가는 경우도 있고요. 또 좋은 종들은 번식 농장으로 입양 가는 경우들도 있고. 또 개인들이 입양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잘 살고 있나 살펴보면 그냥 잡아먹은 경우도 있고, 아니면 대충 기르다가 또 버리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학대하고 있는 경우, 방치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입양을 무조건 많이 보내는 이유는 계속 데리고 있으면 보호 비용이 들잖아요. 그리고 안락사를 하게 되면 약물 비용이 들거든요. 이 양쪽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조금 더 이익을 내기 위해서 그냥 입양을 보내면 좋은 겁니다. 그러면 안락사에 대한 비난도 줄어드는 거죠. 입양률이 높다고 우리가 무조건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입양률이 증가했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했는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이게 꼭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네요. 물론 대다수 위탁 보호소는 좋은 뜻을 갖고 잘 운영하고 있고, 하려고 하겠지만. 일부는 분명히 좀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는 보조금을 주는 지자체가 더 엄격히 감독을 해야 되겠네요.
 
▶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요. 사실 인력도 좀 부족합니다. 담당자 한 사람이 그것을 다 해야 되는데. 그 사람들이 유기동물 관리만 하지는 않거든요. 보통 여러 가지 지역의 축산 관련한 담당들을 하시고 있기 때문에 인력도 부족하고요. 또 담당자들의 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이 전혀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현장에 가봐도 짚어내지 못한다는 것에 있죠. 이제는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올바른 동물 보호 교육이 정말 절실한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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