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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암, 가족에게 먼저 알린다"…밝힌 이유

<앵커>

암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의사들은 보통 환자 본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요? 그런데 환자가 노인일 때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의사 10명 중 9명은 환자 본인이 아닌 가족에게 먼저 암 진단 사실을 알린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생리포트,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75살 윤흥철 씨는 넉 달 전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전한 건 담당 의사였습니다.

[윤흥철 (75세)/암 환자 : 그걸(암 진단 사실을) 뭐 돌려서 얘기해준다고 나한테 이득 될 건 없어. 내가 직접 듣는 게 차라리 더 낫지, 충격도 덜하고.]

이렇게 노인 환자가 암에 걸렸을 때 직접 알리는 의사는 8.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인 환자가 가족 내에서 권위가 있거나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을 중요시할 때만 의사가 직접 알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사 90%는 환자 본인보다 가족에게 먼저 알린다고 답했습니다.

가정을 소중히 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는 의사도 있고.

[지방 대학병원 A 의사/심층면접 참여 : (가족들보다) 먼저 병명을 환자한테 얘기했을 때 그게 굉장히 본인들(가족들)의 어떤 권리라든지, 본인 가정에 굉장한 큰 타격을 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노인의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의사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의사들 가운데 일부는 치료비나 간병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가족들이 암 진단 사실을 환자에게 비밀로 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고 치료 과정에 만족하는 노인일수록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대영 교수/한림대 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병을 직시하고, 치료과정을 잘 인지해서 자기가 어떻게 대처할 줄 아는 게 훨씬 더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본인 만족도 높다는 그런 뜻입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암에 걸린 사실을 반드시 직접 알리도록 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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