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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 밤새 켜놨다가 '펑'…선풍기·에어컨 화재 가능성

찜통더위에 밤새 켜놨다가 '펑'…선풍기·에어컨 화재 가능성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사고도 자주 일어나 주의가 요구됩니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4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이곳에 있던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불은 3층에 사는 이모(54·여)씨의 집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에 서너 시간 째 켜놓은 선풍기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며 화재가 시작됐다는 게 이씨 가족의 설명입니다.

경찰은 낡은 선풍기 모터가 장시간 사용으로 과열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오후 10시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의 한 단독주택에서는 선풍기가 터지면서 불이 나 40대 지체 장애인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곳에 사는 하모(49)씨는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활동 보조인이 음식을 사기 위해 잠깐 외출한 사이 선풍기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씨는 온 힘을 다해 활동 보조인과 119에 불이 난 사실을 알렸고 출동한 소방대가 불길을 잡았지만, 하씨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지난달 9일 오후 9시 7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상가 건물 7층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26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불로 건물 8∼9층 요양원에 머물던 직원과 노인 등 29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선풍기와 에어컨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380건.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습니다.

소방당국에 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경미한 화재까지 포함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국민안전처의 설명입니다.

화재 발생 장소는 주거 공간이 가장 많았고 편의점, 미용실, 상점, 고시원 등 소규모 다중이용시설로, 일상 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이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선풍기 화재 원인은 모터 과열 또는 과부하, 모터 품질 불량, 전기적 요인 등이 꼽힙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래된 선풍기는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반드시 점검 뒤 사용하고, 새 선풍기라도 겨우내 사용하지 않던 것을 꺼내 쓸 때에는 먼지를 충분히 제거하고, 사용 중 모터 부분이 뜨겁게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라고 조언합니다.

에어컨은 실외기의 전기합선과 모터의 열 축적으로 주로 불이 나기 때문에 실외기 전선이 낡거나 벗겨졌는지 점검하고, 제때 교체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또 실외기 모터의 열이 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변에 쌓인 먼지나 낙엽, 쓰레기 등을 수시로 제거해줘야 합니다.

한 소방 관계자는 "요즘처럼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에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며 "타이머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화재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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