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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담배 소비, 가격 인상 전으로 '컴백'…결과는 서민 증세




재작년 정부는 담배에 붙는 세금을 대폭 올렸습니다. 2500원 짜리 담배 한 갑 기준 2000원의 세금을 더 붙여 담배 가격은 4500원이 됐습니다. 서민 증세를 하는 것 아니냐의 비판에 정부는 국민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년 정도 지난 지금 정부의 정책 목표는 달성됐을까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기획재정부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반출량(소비량)은 17억 9천만 갑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배출량보다 36.6% 증가한 수치입니다. 담배 소비량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늘어나는 경향을 고려하면 올해 담배 소비량은 40억 갑에 달할 전망입니다.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의 담배 판매량은 43억 3천만 갑. 담뱃세 인상 이후인 2015년에는 담배 소비량이 31억 갑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담뱃세 인상 전으로 소비량이 다시 늘어난 겁니다.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 정부가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수는 6조 9천억 원 선이었습니다. 지난해 담배 판매량이 전년도보다 23.7% 감소했는데, 세수는 오히려 52% 증가한 10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이는 담배 가격이 2,500원이었던 당시 부과되던 세금이 한 값 당 1,550원이었지만, 4,500원으로 인상된 뒤의 세금은 한 값 당 3,318원으로 2배 이상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 값 당 세금 증가율이 담배 판매 감소율을 압도한 겁니다.

● 담배 소비량, 담뱃세 인상 전으로 회복…세수는 역대 최대 전망

올해 담배소비량이 40억 갑 정도 되면, 담배 판매로 인상 세수는 13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보다 세수가 6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겁니다.

흡연율을 낮추는데는 별로 기여한 것은 없고, 사실상 서민 증세가 된 담배 가격 인상. 때문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담배에 붙는 세금을 다시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담뱃세 인상 때 (정부가) 국민과 약속했던 금연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담뱃세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될 수 있다”며, “담뱃세 인상은 세입 증대 목적이었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담배 소비량이 다시 증가한 것에 대해 “국회에서 금연 대책 관련 법안들을 뒤늦게 통과시킨 탓이 크다”며 “담뱃세 인상과 함께 대책법이 통과돼야 금연 효과가 큰데, 이 둘이 함께 가지 못했다”며 정책 실패의 이유를 국회로 돌렸습니다. 기재부는 또, “선진국에 비하면 담배가 여전히 싸고, 흡연으로 피해를 보는 비흡연자 등을 생각할 때 지금 세금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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