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처음 제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해외체류 중

이른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의 합헌 여부가 28일 오후 결정됩니다.

헌법재판소의 역사적인 선고를 앞두고 법안을 처음 제안한 김영란(60·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석좌교수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첫 여성 대법관'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 김 교수는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4학년이던 1978년 사법시험 20회(사법연수원은 11기)에 합격해 연수원을 거쳐 법관의 길을 걸었습니다.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쳐 2004년 8월 대전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다가 대법관에 발탁됐습니다.

김 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에 찬성하고 사형제·호주제에 반대하는 등 소수자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신 있는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소수자의 대법관'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10년 8월 대법관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한 뒤에는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겠다며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교수의 길을 택했습니다.

2011년 제3대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은 김 교수는 재임 기간 내내 공무원 부정ㆍ부패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자 매진해왔고, 2012년 8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발의했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 김영란법을 둘러싸고 경제·산업계에 끼칠 부작용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자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강의에서 "대한민국이 김영란 때문에 망한다고 한다"는 농담성 발언도 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김 교수는 "위헌이 나도 상관 없다"며 의외로 담담하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자신이 주도한 법의 운명을 좌우할 헌재의 '최종 심판'이 이뤄지는 이날 김 교수는 지인들과 함께 '여행' 명목으로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3월 이 법률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에도 외국에 체류하다가 며칠뒤 귀국해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헌재 선고를 전후해 자신의 발언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 언론과 접촉도 일절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교수는 평소 지인들에게 "법이 언제 어떻게 시행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국민이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문화가 바뀌어 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