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기사 12명 교체…현대가 3세의 '갑질'

<앵커>

운전기사에게 A4용지 100장 분량의, 이른바 '갑질 매뉴얼'을 따르도록 해 물의를 빚었었죠. 3년 동안 운전기사가 12번이나 바뀐 현대가 3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송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의 운전기사들에게는 100장이 넘는 분량의 매뉴얼이 주어졌습니다.

하루 일과뿐만 아니라 급할 땐 교통법규를 무시하란 내용까지 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정 사장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정일선 사장 전 수행기사 : 저희도 사람이다 보니까 헷갈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욕도 먹고. 닭대가리 이런 얘기를 많이 하셨거든요.]

여기에 밤과 주말 할 것 없이 초과 근무에 시달리다 보니 많은 운전기사가 버텨내지 못했습니다.

[정일선 사장 전 수행기사 : 힘드니까 못 버티고 나가는 거죠. 오래 버틴 사람이 3~4개월 했고, 짧게는 하루 이틀짜리도 있고.]

실제로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정 사장은 최근 3년 동안 기사 12명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개월에 한 명꼴입니다.

정 사장은 기사들에게 한 달에 80시간의 초과 근무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초과근무는 한 달에 52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정 사장이 운전기사 한 명을 폭행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유봉현/고용노동부 서울 강남지청 팀장 : (정 사장이) 2014년도 수행기사를 폭행했다는 사안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고요. 상습 여부에 대해 조사해보니까 응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해달라며 정 사장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갑질 매뉴얼'에 대해서는 처벌조항이 없어 혐의에는 포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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