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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도핑'…첩보요원 동원해 바꿔치기

<앵커>

그렇다면 러시아 선수들의 약물 복용 실태가 얼마나 심각했길래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됐을까요? 세계 반도핑기구죠, WADA의 조사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충격적입니다. 깨끗한 소변 샘플을 미리 확보해 놓은 다음에, 경기 후에 채집한 약물에 오염된 샘플과 이렇게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는 러시아 체육부와 정보기관까지 동원됐고, '칵테일'과 '배관공'까지 등장해서 마치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최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러시아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로 종합 11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둔 이후, 정부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 복용을 조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위해 암호명 '귀부인 칵테일 작전'이 가동됩니다.

선수의 깨끗한 소변 샘플을 미리 받아 놓은 뒤, 경기 전에 '귀부인'으로 명명된 약물 칵테일을 마시는 겁니다.

그리고 경기 후 약물에 오염된 소변 샘플을 미리 받아둔 깨끗한 샘플과 바꾸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정보기관 요원이 배관공으로 위장해 도핑 검사기관에 몰래 들어간 뒤, 검사기관 직원으로부터 벽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약물 샘플을 건네받습니다.

이후 봉인을 훼손하지 않고 감쪽같이 깨끗한 샘플로 바꾼 다음 보관소 원위치에 갖다놓는 방식입니다.

WADA는 이런 식의 소변 샘플 바꿔치기가 2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2011년 말부터 2015년까지 러시아에서 열렸던 국제 대회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처드 맥라렌/세계반도핑기구 특별 조사관 : 우리는 러시아가 조직적인 약물 복용을 했다는 다양하고 믿을 만한 증거들을 확보했습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결정으로 올림픽에서 쫓겨난 육상뿐만 아니라, 역도, 레슬링, 수영, 사이클 등 무려 30개 종목에서 577명에 이르는 러시아 선수의 약물 검사가 조작됐다는 것이 WADA의 주장입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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