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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군부 쿠데타 그 이후…터키의 두 얼굴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의 키즐라이 광장, 수천 명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찬양하는 노래에 맞춰 터키 국기를 흔듭니다.

쿠데타 진압 이후 터키 주요 도시에선 매일같이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 30대 젊은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니난/에르도안 지지자 : 우리 부모들은 여러 번 쿠데타를 겪어 경제적으로 힘겹게 살았습니다. 그걸 알기에 여기 나왔습니다.]

집회 내내 쿠데타 세력을 사형시키라는 과격한 외침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에르도안 지지자들은 터키 정국의 안정을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제로 개헌을 의미합니다.

[아흐메트/에르도안 지지자 : 미국엔 오바마, 러시아엔 푸틴이 있듯이 터키엔 에르도안이라는 강력한 대통령이 있어야 합니다.]

앙카라의 베버리힐스로 불리는 친카야 지역, 자유롭게 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전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면서도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만의 풍경입니다.

이곳의 젊은이들은 쿠데타가 일어난 밤 맨몸으로 탱크에 맞선 이유를 자신 있게 말합니다.

[알페라트/앙카라 시민 : 쿠데타가 일어난 밤 우리가 거리에 나선 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지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쿠데타를 막은 시민들을 개인의 권력 강화에 들러리 세우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네니스/앙카라 대학생 : 많은 이들이 피 흘리며 숨졌는데 여당은 뭐가 좋다고 밤마다 깃발을 흔들고 노래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에르도안이 벌이는 대대적인 숙청 작업은 터키를 더 분열 시킬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카일라/앙카라 시민 : 이번에 체포된 판사와 검사 가운데는 중립성향의 인사도 많다. 결국 에르도안이 자기 측근을 앉히려는 계획 아니겠어요?]

한 쪽은 더 강력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터키가 독재의 시대로 더 깊이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이념은 같지만, 그 방법론에서 터키 청년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터키가 쿠데타의 후폭풍에서 빠져 나오는 데는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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