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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출신 스님' 등신불이라더니…기막힌 사기극

<앵커>

불교의 죽음을 뜻하는 열반 후에도 3년간 육신이 썩지 않아 신도들이 등신불로 만들었고, 중국 불교 4대 성지인 구화산에 모셨다, 여기까진 신라 왕자 출신의 김교각 스님에 대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한 업체가 이 스님의 등신불을 중국에서 직접 모셔왔다며 전시전을 열었는데, 전시전은 가짜였습니다.

이종훈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4월 대구 팔공산 근처에서 김교각 스님의 불상과 유품 전시전이 열렸습니다.

중국 구화산에서 직접 등신불을 모셔왔다고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관람객이 유료 전시전을 찾았습니다.

[김교각 스님 전시전 당시 직원 : 진짜 불상을 가지고 왔다 하더라고요. 4천3백억 보험을 들어서…불상 안에 스님 유골이 있으니까 엑스레이로 불상을 찍으면 유골이 나온다.]

그런데 전시전이 끝난 뒤 등신불이 가짜라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김교각 스님 전시전 관계자 : 중국에 직접 갔던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저건 가짜야' 어디서 금방 찍어 내온 거처럼 그런 불상을 갖다 놨으니….]

[김교각 스님 전시전 당시 직원 : 그 앞에 있는 좌상불인데 중국에서는 좌상불을 등신불만큼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문의가 들어오면 그렇게 설명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확인 결과 불상은, 구화산에 모셔져 있는 등신불이 아닌, 중국에서 돈 주고 산 평범한 불상이었습니다.

[00사 주지 스님 : 못 빌려 오죠. 내 주나요. 중국정부에서? 안 내주죠. 만들어 가지고 온 거죠, 당연히…. 중국에서 하면 돈 많이 안 들어요. (한국보다 싼 거에요?) 훨씬 싸죠.]

중국 구화산 측도 한국에 불상을 대여해 준 사실이 없다며 속지 말라고 알려왔습니다.

전시전에서 일한 직원들은 약속했던 돈을 받지 못했다면서 주최 측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민, 형사상 소송도 준비 중입니다.

[김교각 스님 전시전 피해자들 : 5천만 원요. 깡통회사인 거에요. 자꾸 도망가려고만 해요, 이 사람들이. (3억 5천 정도요.) 눈먼 돈을 벌려고 했던 거죠. 이거는 진짜 사기 아닌 사기에요.]

한중 불교를 잇는 대표적인 고승이 사기극의 도구로 휘말린 현실에 불자들의 탄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신동환,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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