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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B-52와 北 무수단의 장군멍군…이제는 美 차례?

[취재파일] 美 B-52와 北 무수단의 장군멍군…이제는 美 차례?
미국이 지난 달 중순 전략폭격기 B-52 2대를 한반도 가까이로 보내 북한 폭격 훈련을 했다는 소식이 그제(3일) SBS 8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보도됐습니다. ( ▶ [단독] 美 B-52·해병, 한반도 인근서 北 공격 훈련) 그런데 북한은 지난 달 괌에서 날아온 B-52를 실시간 탐지, 식별해 일찍이 B-52의 훈련 내용을 외부에 알렸습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북한의 레이더 탐지 범위 안으로 B-52를 밀어 넣어 북한에 경고했고, 북한은 미국의 의도대로 B-52를 식별하고는 “핵 공격 준비”라며 광분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B-52가 날아온 괌을 사정권에 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올 1월 6일 4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도발하자 미국이 B-52 폭격 훈련으로 강력하게 압박했고 북한은 무수단 발사 성공으로 맞선 형국입니다. 장군멍군입니다. 흐름상으로는 미국이 행동할 차례입니다. 누가 먼저 겁먹고 자동차 앞머리를 돌리느냐, 치킨게임 같습니다.
美 B-52
● “美 B -52 편대, 6월 17일 남조선 상공에서 핵폭탄 투하 연습”

북한 매체들은 지난 달 20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라며 미 전략폭격기 B-52의 한반도 근접 훈련 사실을 아래와 같이 공개했습니다.

"6월 17일 미국은 괌도에 있는 미제 침략군 8항공군 소속 B-52H 전략폭격기 편대를 먼거리 항법 비행 및 전략 대상물 타격 훈련의 미명 밑에 남조선 상공에 들이밀어 핵폭탄 투하 연습에 광분케 하였다. 이미 2개의 미제 침략군 핵항공모함 타격단이 조선반도 주변 수역을 맴돌고 있는 때에 기본 핵 타격 수단들인 B-52H 전략폭격기와 미씨씨피호 핵동력 잠수함이 남조선에 투입된 것은 임의의 시각에 핵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로 된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52 편대는 6월 17일 동해의 공해상 또는 일본 영해에서 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레이더는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연구위원은 “스텔스 폭격기도 아니고 대형 폭격기 B-52가 한반도 가까이로 오면 북한이 모를 리 없다”며 “이번 B-52 훈련은 북한한테 낱낱이 보여줘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北 무수단
● 北, 무수단으로 응답하다

지난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도 미국은 B-52를 한반도로 보내 모의 폭격 훈련을 했습니다. 그때 김정은은 심야에 참모들을 불러 모아 대책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이번에도 겁을 먹고 주춤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대변인 담화로 B-52 훈련을 규탄하고, 이틀 뒤인 지난 달 22일 무수단을 2발 쐈습니다. 무수단을 4차례 발사해 연거푸 실패하고는 6월 들어 조용하더니 때마침 무수단을 쏘아 올렸습니다. 첫 번째 무수단은 얼마 못 날아올랐지만 두 번째 무수단은 1,400km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동해로 떨어졌습니다. 

미국이 B-52로 윽박지르니까 북한은 B-52 발진 기지인 괌 앤더슨 공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을 쏴서 처음으로 성공시켰습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참 공교롭습니다.

미국 B-52의 한반도 주변 훈련은 의도가 명백했습니다. 지난 달 22일 무수단 발사의 숨은 뜻도 대략 분명합니다. 서로 한번씩 위협구를 던졌습니다. 좀 더 나아가면 벤치 클리어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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