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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日 직장인 한 달 용돈 40만 원…점심값은?

* 대담 : SBS 도쿄 최호원 특파원

▷ 한수진/사회자:
 
일본의 한 은행이 일본 회사원들이 쓰는 한 달 용돈을 조사했습니다. 대략 우리 돈 40만원이 조금 넘었다는데요. <글로벌 뉴스> 오늘은 일본 회사원들의 용돈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일본 회사원들의 생활을 살펴보겠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본 회사원들의 한 달 용돈, 40만 원 정도면 적지는 않아 보이네요.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일본 신세이은행이 1979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조사인데요. 올해 조사는 지난 4월 남녀 회사원 1,8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20대, 30대, 40대, 50대를 각각 25%씩 비율로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또, 아르바이트생이나 파트타임 근로자들은 조사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조사 결과 올해 일본 회사원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은 남성이 3만7873엔, 우리 돈 42만8000원 정도였고요, 여성은 3만3502엔, 우리 돈 37만8000원으로 남성보다 5만 원 정도 적었습니다. 남성 용돈 42만8000원은 역대 3번째로 낮은 금액이라고 합니다.

가장 많았을 때는 1990년이었는데, 무려 7만7000엔이었습니다. 1990년이면 버블 경제가 정점을 찍고 막 터지기 시작할 때였죠. 이후 일본 직장인들의 용돈 액수는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엔 처음으로 4만엔 아래로 떨어졌고요, 지금도 계속 하락세입니다.

일본 경제상황이 반영돼 있는 건데, 일본은 2010년 이후 연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이번 조사에선 용돈 말고, 연간 급여 액수도 물었다고요. 일본 회사원들 얼마나 받고 있다고 답했습니까?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사실 인터넷을 통한 설문조사였던 만큼 100%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남성은 연수입이 우리 돈 5700만 원 정도라고 답했고요. 여성은 3500만 원 정도라고 대답했습니다. 최근 환율을 적용한 금액인데요. 상당히 높죠. 인터넷 설문조사이고, 또 상대적으로 정직원들이나 40, 50대 월급이 많은 직장인들이 적극적으로 대답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또, 급여를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 라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전액 가정에 갖다 준다는 답변이 남성은 65.8%, 여성 38.4%로 나왔습니다. 월급의 일부만 가정에 갖다 준다는 답변은 여성이 훨씬 많았는데요. 역시 일본도 우리처럼 아직 남성이 가정의 주 수입원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본 직장인들의 점심 값도 조사를 했군요. 얼마 정도 나왔습니까?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용돈 가운데 가장 많이 쓴 것이 바로 점심 값입니다. 남성은 평균 587엔, 우리 돈 6600원 정도, 여성은 우리 돈 7600원 정도를 점심식사에 쓴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도쿄에서 500엔대 점심 식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통은 800엔 전후가 많습니다. 실제 식당 가격보다 좀 낮게 나온 셈인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 직장인 상당수가 밖에서 점심을 사먹지 않고,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기 때문입니다. 점심 도시락을 집에서 싸온다는 사람이 남성은 34.8% 정도, 여성은 절반이 넘는 56.3%였습니다. 또, 식당이나 도시락전문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는 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남성 22.5%, 여성 19% 정도 였습니다.

이렇게 도시락 수요가 많다보니 일본에선 많은 식당들이 점심시간에 손님을 받으면서 동시에 도시락도 만들어 팝니다. 또, 점심 먹은 후 뭘 하냐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남녀 모두 절반 정도가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동료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답은 24.7%에 그쳤습니다. 즉, 대부분은 점심시간을 혼자 보내는 셈인데요. 식사도 혼자서 하고, 이어서 인터넷이나 게임 독서도 혼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죠.

▷ 한수진/사회자:

회식이나 술자리는 어떻습니까? 일본 직장인들도 많이 하나요?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업무가 끝난 뒤 한 달에 몇 번 정도 술 마시러 갑니까? 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남성은 2.3회 여성은 2회라고 답했습니다. 굉장히 적죠.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질문을 바꿔서 한 달에 몇 번 정도 '집에서' 술을 마십니까? 라고 물었더니 남성은 12.8회, 여성은 9.5회라고 답한 겁니다.

즉,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는 술자리는 적은 대신 집에서의 음주 횟수는 많은 겁니다. 50대 남성 직장인의 경우 한 달에 집에서 술을 마시는 횟수가 무려 16회라고 답했습니다. 30일 가운데 16일이나 되는 겁니다. 물론 혼자 홀짝 홀짝 마시는 음주도 있지만, 일본에선 저녁 식사를 하며 반주로 맥주를 마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혼자 집에서 술 마시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일본에선 캔 맥주 세트를 명절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더군요.

▷ 한수진/사회자:

밖에서 술을 잘 안 마시니 술값은 적게 들겠군요.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특파원:

네, 일본 직장인들의 한 달 술값, 예상대로 적었습니다. 남성은 우리 돈 13만2000원 정도, 여성은 9만 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한 달이 아니라 한 번 술자리에서 이 정도 쓰시는 분들도 많죠.

1회 술자리에 가서 내는 술값은 남성이 평균 5만7000원. 여성이 4만4000원 정도였습니다. 금액이 이렇게 적은 것은 역시 더치페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일본.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일본인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모습들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도쿄 최호원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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