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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성형후기? 절대 믿지 마세요"…바이럴마케팅 직원의 고백

[人터뷰+] "성형후기? 절대 믿지 마세요"…바이럴마케팅 직원의 고백
《성형외과를 홍보하기 위해 광고업체를 만들어 가짜 성형수술 후기를 작성하게 한 성형외과 원장이 검거됐습니다. 원장은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업자로부터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이름, 생년월일 등 6천여 명의 개인정보를 개당 3천500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들이 작성한 후기들은 1년 동안 대형 포털사이트에 1만건 이상 노출됐습니다. 주로 무료 성형 수술을 받은 모델의 사진을 활용한 조작된 성형 후기였습니다. 이런 가짜 성형 후기로 해당 성형외과의 환자 수와 매출은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SBS 취재진은 가짜 성형 후기가 어떤 식으로 조작되고, 믿을만한 후기는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한 여성을 만나 성형수술 후기 작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흥미로운 단어로 성형외과의 마케팅 부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편집자 주)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저희는 ‘닌자부대’로 불렸어요.

▷ 기자:  ‘닌자부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성형외과의 마케팅 부서를 부르는 말이에요. 일종의 비밀스러운 부서인 것이죠. 신기한 점은 마케팅 부서 직원들은 정작 성형외과에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는 거에요. 저희는 스스로는 전화상담부서라고 소개했어요. 심지어 성형외과 직원들도 마케팅 부서의 존재를 모르고 있어요.

▷ 기자: 그럼 마케팅 부서는 성형외과 안에 위치한 부서가 아닌가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성형외과에서 1km 정도 떨어진 건물 안에 사무실이 있어요. 다른 회사들처럼 9시까지 출근하고 6시에 퇴근했어요. 마케팅 부서는 마케팅 1팀과 2팀으로 나누어져서 조직적으로 움직였어요. 각 팀 별로 팀장이 있고 부서는 대 여섯 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출근해서 퇴근 전까지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 직원들이 일인 것이죠.

▷ 기자: 후기는 어떤 식으로 작성이 되나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우선, 자신의 사진 사용을 허가한 사람들의 성형 전후 사진을 받아요. 대략 10명 정도 받는데, 이 10명을 100명 정도로 불려야 해요.

▷ 기자: 후기를 작성할 때 정해진 형식이 따로 있나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후기 작성 방법은 굉장히 다양해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여러 명의 이야기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레퍼토리도 다양해야 하죠. 단순히 성형의 결과가 어땠는지 작성하는 후기는 흔히 말하는 ‘후기 알바’ 티가 나거든요. 전후 사진도 그냥 올리는 게 아니에요. 글 안에 사진이 일정 개수 이상 들어가 있어야 하고, 직원들이 직접 포토샵 작업도 해서 후기 글에 올라가는 거죠.

▷ 기자: 후기로 올리는 레퍼토리는 어떤 식 인가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성형의 결과가 좋다.’라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사항이에요. 거기에 추가적으로 살을 덧붙이게 되죠. ‘의사 선생님 실력이 너무 좋아서 다들 어디 병원인지 물어봐요.’, ‘간호사 언니가 너무 친절했어요.’, ‘사후 관리까지 해주니까. 저는 엄마도 모시고 가려고요.’ 이런 식으로 구체적이고 친숙한 레퍼토리를 가져와야 그만큼 신뢰도가 높아져요.
▷ 기자: 만들어진 후기는 어디에 업로드 되나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인터넷 성형 정보 카페 여러 개는 기본이고 블로그랑 병원 홈페이지에도 올려요. 일반적으로 병원 홈페이지 후기는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홈페이지도 가짜 후기가 태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기자: 많은 후기를 올리려면 아이디도 여러 개 필요하지 않나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아이디는 부서에서 제공해주니까 저희가 따로 만들 필요는 없어요. 과제처럼 일주일 정도 단위로 할당량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 할당량을 완수하는 게 목표에요. 그래서 단순 아르바이트처럼 후기 한 건당 얼마를 받은 것이 아니라 직장처럼 월 120만원을 받고 4대보험에도 가입돼 있었어요.

▷ 기자: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를 하고 성형수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요?

▶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생:

저를 비롯해서 성형외과 바이럴마케팅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사람은 똑같이 말할 거예요. 저는 절대 주변에 성형수술을 권하지 않아요. 경험상 후기를 보면 가짜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데, 진짜 후기는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것보다 가짜 성형수술 후기는 훨씬 조직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가짜 후기를 구별하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기획·구성: 김수영·장아람 / 그래픽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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