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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경제] 과열된 '재건축' 분양시장…로또일까, 막차인가?

[차茶경제] 과열된 '재건축' 분양시장…로또일까, 막차인가?
요즘 부동산 분양시장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소형 상가빌딩과 수익성 토지에도 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초저금리의 효과가 실물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탓입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이제 살아났느냐, 그건 아닙니다. 돈이 몰리는 특정 지역, 특정 부동산만 호황인 겁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저금리가 몰고 온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을 SBS 차병준 논설위원과 살펴봤습니다.

Q: 펄펄 끓는다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서울 강남이 진원지인 거죠?

A: 이번 부동산 열풍을 주도한 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이었습니다.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는 3.3제곱미터당 분양가가 4290만원,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는 3760만원 이었습니다. 너무 비싼 거 아니냐,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각각 청약률이 30%, 40%를 넘었습니다.

저금리 속에 투자처를 못 찾던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구나 이런 신호를 보여준 거죠.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 열풍이 불면서 이게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찾는 수요로 이어졌고 아파트값도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한두 달 새 1억 원에서 2억 원까지 값이 뛰어오른 아파트도 있습니다. 분양 예정인 재건축 아파트들의 주택조합과 시행사들도 앞다퉈 분양가 인상에 나섰습니다.

다음 달 분양되는 강남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는 3.3제곱미터당 분양가가 평균 4,500만 원이고, 올해 하반기에 분양이 잡혀있는 잠원동의 재건축아파트도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걸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재건축 대상인 기존 아파트 값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함께 올라가는 겁니다.
Q: 그래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만 보면 지난 2007년을 전후한 당시 부동산 과열기와 비슷한 상황이 됐다고요?

A: 그렇습니다. 당시 부동산 버블이라는 말이 나왔고 결국 부동산 규제를 불러왔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됐습니다. 강남만큼은 아니어도 재건축 열풍은 서울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이 됐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을 보면 지난 3월부터 1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죠, 6월 셋째 주 아파트값 동향을 한번 볼까요? 재건축 아파트 값은 한 주 새 0.45% 올랐습니다. 일반 아파트값이 0.09% 올랐으니까 재건축 열풍이라는 말 실감하실 겁니다.
Q: 돈이 몰리는 부동산 시장이 재건축만은 아니죠. 토지 분양에도 엄청난 자금이 몰린다고요?

A: 우리가 보통 상가주택용지라고 하죠. 1층에는 상가, 2~3층에 주택을 동시에 지을 수 있는 땅인데요. 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인기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인천 경제자유구역내 영종하늘도시에서 177필지를 공급했는데, 여기에 6만 4천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습니다. 신청자마다 천만 원의 보증금을 내야 하니까 6천4백여억 원이 신청금으로 들어온 겁니다. 이 가운데 입지가 좋은 필지의 경쟁률은 무려 9,204대1이나 됐습니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상가주택용지 대부분이 이렇게 수백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합니다.천만 원 보증금을 내고 분양을 일단 받으면 수천만 원의 웃돈이 그자리에서 붙는다고 해서 일명 ‘천만원 로또’라고까지 불린다고 합니다

Q: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이런 상황, 결국 저금리가 배경인 거죠?

A: 이번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1.25%가 됐는데, 사실 1%대의 저금리가 된지는 이미 꽤 됐죠. 웬만한 금융상품에 가입해봤자 세금 떼고 물가상승률 감안하면 사실은 마이너스 금리라는 말이 맞는 겁니다. 그래서 아예 이자 포기하고 금융권에 임시 정박, 이걸 파킹이라고 표현합니다만, 잠시 걸쳐놓고만 있는 뭉칫돈이 단기부동자금입니다. 돈이 벌리는 대상이 있다 싶으면 바로 움직이는 돈이죠.

저금리가 그동안 꽤 지속돼온 만큼 이런 단기부동자금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945조 원 정도로 추산됐는데, 이달 금리 인하로 더 늘어나 규모가 천조 원에 육박할 걸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 일주일 만에 5개 대형은행의 요구불 예금이 7조8천억 원 늘어났는데요, 이 요구불 예금은 금리가 연 0.1%입니다.

이자 따지지 않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잠깐 파킹하는 단기부동자금이 얼마나 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동자금은 단기 수익을 좇아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요즘 수익률이 좋다는 공모주 청약에 보통 수조원의 돈이 한꺼번에 몰리죠. 요즘 부동산 열풍에도 이런 뭉칫돈이 몰리는 겁니다.

재건축 아파트 신규 분양 경쟁률이 보통 30대1을 넘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물론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게는 억대의 웃돈을 얹어서 분양권을 팔아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이른바 떴다방이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는 거죠.

Q: 저금리발 부동산 열풍이라는 거죠.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재건축 시장이 이렇게 뜨거워진 데는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A: 앞서 이번 재건축 열풍의 시작에 재건축 분양 아파트 청약 열풍이 있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물꼬를 정부가 터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가계부채가 너무 늘어 심각해지자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주택담보 대출의 상환 능력을 까다롭게 따지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신규 분양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인 집단대출에는 이 심사 강화를 빼준 겁니다. 기존 아파트를 사려면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졌는데 신규 아파트 분양 때는 그렇지 않으니까 실수요자들이 신규분양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 거죠.

그래서 재건축 아파트 신규 분양에 청약자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재건축 열풍으로 확산된 겁니다. 대출심사 강화가 지난 2월부터였고, 재건축아파트의 상승세가 3월부터였으니까 얼추 시기적 연관성을 추정할 수가 있습니다.

실제 집단대출 규모도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지난 한해 집단대출은 8조7천억 원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5달 동안 이미 10조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니까 정부가 뒤늦게 집단대출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긴 했습니다.

Q: 아직은 시장에서 재건축 열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 편에서는 단기 간에 너무 올랐다, 나중에 공급 과잉의 우려가 있다, 이런 경고도 나오고 있죠?

A: 한 두달 새 1,2억이 올랐다면 많이 오른 거 많이 오른 거 맞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거래가 ?다면 이 가격에 산 사람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실수요자일 수도 있고 여기서 단기 차익을 또 노리고 산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떴다방들이 더 오를 수 있다고 꼬드김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웃돈이 과도하게 붙어있는데 이 재건축 투자의 막차를 탔다가는 폭탄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이야 아직은 막차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부동산 열풍 막차는 사실 예고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재건축 완료 뒤 입주시기에 공급과잉의 우려도 제기됩니다. 대략 2020년 전후까지 재건축 단지의 입주시기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개포일대만 해도 2만가구가 들어가고, 고덕지구 2만가구, 가락 9500가구,둔촌주공에 만 2천 가구, 반포에도 수천 가구의 입주가 예상이 됩니다.

이게 합하면 몇 가구나 됩니까? 7만 가구 가까이 될텐데요. 그 때 경제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겟지만,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많아진다는 건 아파트값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거고 전세 들어올 사람을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Q: 그래도 어쨌든 정부의 활성화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좀 살아났다, 이렇게 볼 수는 없는 건가요?

A: 규제완화를 비롯한 정부의 각종 경제대책이 주택시장 회복에 기여했는가? 지난해만 보면 그런 거 같습니다. 주택 거래량도 많이 늘었고 집값 상승세도 컸습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아시다시피 가계부채의 급증 아니었습니까? 올들어 미국 금리인상같은 불안한 경제여건에 대출심사 강화로 돈줄을 죄니까 한계가 바로 드러났죠.

올들어서는 4월까지 주택거래랑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수준에 머물렀고 5월까지의 주택가격 상승률도 0.09%로 지난해의 1.42%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재건축 열풍으로 집값이 오르고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거 같은 착시가 있는 겁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국 경제 활성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만 반짝하는 단기 효과에 그친 셈이 됐습니다.

건설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라고 하죠. 관련 산업들이 많아서 경기부양을 이끄는 효과를 기대하고 부동산 부양을 하는 건데 과거에는 이게 통했지만 이제는 우리 경제구조가 이렇게 단순하게 굴러가지 않는 상황이 된 겁니다. 

단기효과에 연연하다가 결국 부동산 시장은 살리지 못한 채 늘어나기만 한 가계부채가 지금 우리 경제에 부담을 키우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부동산 정책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 기획: 차병준 논설위원 / 구성: 임태우 기자 / 그래픽 디자인: 정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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