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광현호 선장 유족 "동생 시신 너무 참혹…살인마 용서 못 해"

광현호 선장 유족 "동생 시신 너무 참혹…살인마 용서 못 해"
인도양 '선상 살인'으로 외국인 선원들에게 살해된 원양어선 '광현 803호' 선장 고 양모(43) 씨의 시신을 현지에서 확인한 둘째 형(45)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에티하드항공 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둘째 형 양 씨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양 씨는 지난 21일 출국해 영국령 세이셸 군도의 한 병원에 안치된 동생 시신을 확인한 순간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이어 "시신 확인하는 곳에 동생을 살해한 외국인 선원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도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동생을 그렇게 만든 '살인마'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수사 관계자조차 시신 훼손이 심해 보고 싶지 않으면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였다"며 "기관사 유족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들도 참담하고 참혹한 심경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양 씨는 동생의 시신을 확인한 후 빅토리아 항에 정박한 '광현 803호'의 선장실에서 동생의 유품인 지갑과 휴대전화, 노트북, 옷가지를 수습했습니다.

양 씨는 "사건이 벌어진 현장은 이미 청소가 된 상태여서 당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며 "'광현 803호'에 남아 있는 동생의 흔적만 마음에 담고 왔다"며 흐느꼈습니다.

양 씨는 이날 선사의 안내에 따라 부산으로 이동해 수사 과정을 지켜보고, 동생 시신이 운구될 예정인 이달 말까지 부산에 머물 예정입니다.

살해된 광현 803호 선장의 고향인 인제에는 치매를 앓는 노모(83)가 있으나 자칫 실신할 것을 우려해 양 씨는 아직 동생의 비보를 전하지 않았습니다.

양 씨는 "동생 시신을 인도받으면 화장 후 고향인 인제 선산 아버지 옆에 뿌려줄 생각"이라며 "치매를 앓는 노모에게는 동생이 원양어선을 타고 먼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있다고 얘기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양씨는 인도양에서 발생한 선상 살인 사건의 비보를 접한 뒤 21일 선사 관계자 등과 함께 출국했다가 27일 입국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