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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사과·배·포도·단감…100년 뒤 한반도에서 사라질 과일은?

[리포트+] 사과·배·포도·단감…100년 뒤 한반도에서 사라질 과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6대 과일은 무엇일까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과가 100년쯤 뒤면 한반도에서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이 2010년대부터 209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6대 과수 작물의 재배지 변동을 예측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100년쯤이면 사과 농장 대부분은 사라지고, 강원도 산간 일부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와 복숭아, 포도도 운명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2040~2050년까지는 재배 면적이 늘다가 이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반면, 비교적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단감과 감귤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왜 국민 과일의 하나인 사과가 한반도에서 사라질 운명이 된 걸까요?

바로 기후 온난화 때문입니다. 지난 100년간 세계의 평균 기온은 0.7℃ 오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5℃로 크게 올랐습니다. 기후변화국제협의체는 이런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100년에는 세계 평균 4.7℃, 우리나라는 5.7℃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육 기온이 10~20℃로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사과는 온난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퇴출당할 운명에 빠진 것입니다.
● '패션프루트'가 국산 과일이라고?

그렇다면 사과와 배, 복숭아 등이 밀려난 땅에 무엇이 자랄까요?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은 바로 ‘아열대 작물’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산’으로만 여겨졌던 아열대 작물이 국내에 빠르게 상륙하고 있습니다.

국내 생산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대 과일의 국내 생산량은 1천174t으로, 1년 전(769.6t)보다 52.5% 증가했습니다.

품목별로는 ‘패션프루트’가 408.7t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원래 패션프루트는 브라질 남부 지역이 원산지로, 100가지 향과 맛이 난다고 해서 ‘백향과’로 불립니다. 주로 호텔 등에서 고급 과일 후식으로 나오곤 하는 이 과일이 이젠 ‘국산’이란 원산지 꼬리표를 달고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패션프루트 외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아열대 과일은 망고(398t)와 파인애플(167t), 용과(86t), 파파야(62.9t) 등입니다. 재배 면적은 106.6㏊로,전년(58㏊)보다 80% 넘게 증가했습니다.
● 생각보다 빠른 과일 '세대교체'

과일의 세대교체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 한라봉’은 이미 고흥과 나주 등으로 재배지가 북상했고, ‘대구 사과’는 영월·평창 사과 등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과일이 생소한 이름의 과일로 바뀔 날도 100년 내에 올 것입니다.

아열대 과일이 온난화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아직 수입산보다 가격이 비싸고 당도는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재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인다면, 시장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수입산 아열대 과일에 대한 국산 아열대 과일이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성기철 농촌진흥청 연구관 ]
“국내 고급 호텔 뷔페 등에서 디저트로 제공되는 대표적인 열대 과일로 ‘리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리치의 껍질이 검은색으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져 빨갛던 껍질이 검게 변한 것입니다. 만약 리치가 국내 농가에서 생산된다면 빨간 껍질 그대로의 싱싱한 리치를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기획·구성: 임태우 기자 / 그래픽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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