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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무수단 5회 실패 미스터리, '고각 발사'로 풀렸다

그저께(22일) 아침 북한이 무수단 발사를 6번 만에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웠던 미스터리가 풀렸습니다.

번번이 실패하면서도 쏘고 또 쏘고 막무가내로 발사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 비밀은 바로 고각 발사에 있었습니다. 5번의 실패가 말이 실패지 고각 발사를 위한 과정이었던 겁니다. 김태훈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조선중앙TV : 예정 비행 궤도를 따라 최대 정점 고도 1,413.6㎞까지 상승 비행하여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 수역에 정확히 락탄됐습니다.]

고각 발사는 미사일의 상승 각도를 직각에 가깝게 맞춰 최고 고도만 달성하고 발사지점부터 낙하지점까지의 거리, 즉 사거리는 포기하는 발사 방식입니다. 만약 고각 발사로 목표한 최고 고도를 달성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 시에는 최고 사거리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무수단은 최대 사거리가 3천에서 4천 km인 중거리 미사일이니까 사방이 대한민국과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일본으로 둘러싸인 북한으로서는 주변국과 마찰을 빚지 않고 무수단을 발사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고각 발사밖에 없는 겁니다.

북한이 무수단을 6번이나 발사하면서 한 번도 국제기구에 통보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고각 발사를 하면 무수단이 일본 열도를 통과할 일도 없고 그 너머 태평양에 떨어질 리도 없으니 말입니다.

제아무리 국제 질서를 무시한다 해도 광명성 4호나 은하 3호 같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는 국제해사기구나 국제민간항공기구에 꼬박꼬박 발사 일정을 사전 통보했던 북한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무수단은 애초부터 3천, 4천 km를 날릴 의도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고육지책으로 고각발사를 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그 어떤 나라도 해보지 않은 정상적이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특수한 방식이라 여러 차례의 실패를 감수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론은 이번 시험으로 무수단은 그간 알려진바 그대로의 성능을 입증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무수단은 이미 실전배치에 앞서 이란 등지에서 수차례 시험 발사를 마친 만큼 이번 고각 발사의 목적이 오로지 비행 성능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미사일 탄두를 1천4백 km 이상 올려 본 건 그제가 처음인데, 이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의 낙하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조건이라 북한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과 핵폭탄의 공중 기폭 기술도 분명히 실전 테스트해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간 발사하자마자 폭발하거나 고꾸라지는 무수단을 두고 폐기 처분 대상이라거나 무기한 전력 이탈이라고 평가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안달인 북한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그제 부로 되살아났는데요, 일각에서는 사드를 다시 언급하고 나섰지만, 무수단은 사드와 관계가 없다고 김 기자는 재차 강조했습니다. 

▶ [취재파일] 무수단 5회 실패 미스터리, '고각 발사'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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