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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100명 중에 1명만…비정규직 노조 가입률 1.5%


어제(20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암울한 현실을 진단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고도 성장 시대를 마감했고, 소득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이중적이라는 것이 정 원내대표의 진단이었습니다.

이런 진단에 따른 처방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 관련 4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일부 귀족 노조가 노동관련 4법을 저지하고 있는데 노동 관련 4법이 통과되면 정규직의 양보로 비정규직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규직의 처우는 낮추고, 비정규직은 처우는 높여서 중간에서 평준화하는 '중향 평준화'를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정 원내대표가 통과를 주장한 노동 관련 4법 중 파견법은 파견이 가능한 산업 분야를 지금보다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노동 관련 법안은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하겠다는 겁니다. 비정규직이 늘고, 기업의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하면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자의 처우는 개선될까요?

지난해 9월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간단한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노동조합에 가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조가 없거나 금지한 나라가 많은데, 그런 곳에서는 가혹한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는 늘 산업재해를 입고 보호 받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조가 없으면 기업과의 임금 협상 등에서 교섭력이 떨어지니 노조를 통해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노조가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권익이 보호 받지 못 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진단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1.5%에 불과합니다.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해도 전체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10%가 채 안 되는 9.5%에 불과했습니다. OECD 최하위권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 노조가 없는 곳이 수두룩하고, 노조를 만들려고 하면 기업의 온갖 방해 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노조에 가입하라고 권한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우리나라보다 높은 12% 수준입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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