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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세탁소 폭발…원인 알면서도 방치

<앵커>

잊을만하면 또 일어나는 사고 중의 하나가 바로 세탁소 폭발 사고입니다.

매년 10건 이상, 10년 넘게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인도 다 알려져 있는데 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건지, 권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상가 건물을 통째로 집어삼켰습니다.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불은 가게 내부와 옷가지를 모두 태웠고, 세탁소 주인은 팔다리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배경례/사고 세탁소 주인 : 불길이 순식간에 빵빵 터지니까. 불 나기 전에 손님 두 분이 오셨다가 얘기하다가 수다 떨다 갔었거든요. 가고 난 후에 1~2초 사이에 그런 일이 생겨서 나만 그렇게 돼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화인은 유증기 회수기로 추정됩니다.

[담당 소방관 : 잔여물도, 세탁기(회수기) 문짝도 날아가서 앞에 떨어진 상태에서 발견됐고. (회수기 문이요?) 네.]

기름 세탁을 마친 세탁물을 말리는 과정에서 유증기 즉 기름증기가 발생하는데, 이걸 처리하는 장치가, 유증기 회수기입니다.

지난 2005년 유증기가 암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일자 정부는 세탁소에 회수기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이후 1년에 10여 건씩 회수기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폭발이 발생했고, 지난 2012년 정부는 슬그머니 의무화를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회수기 가격이 최소 2, 300만 원씩 하다 보니 이미 설치한 세탁업자들은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수기로 기름 용제를 재활용하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용 의무화가 폐지되다 보니 회수기에 대한 안전규정도 없고 점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단 겁니다.

특히 의무화 당시 10여 곳에 달했던 회수기 제조업체는 지금은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아 수리나 점검받기도 어렵습니다.

[문제안/세탁소 주인 : 청소를 잘 하고 관리만 잘 하면 안전하다고 해서 저희들은 그 매뉴얼만 따랐을 뿐입니다. 하루하루 쓸 때마다 긴장을 하면서 살아갈 것 같습니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속에 영세 업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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