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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나방떼 대발생'…기상이변 탓인가? 우연일까?

'춘천 나방떼 대발생'…기상이변 탓인가? 우연일까?
최근 강원도 춘천시 거리와 건물, 골목 곳곳이 나방떼로 뒤덮였습니다.

이 불청객은 이름도 생소한 '연노랑뒷날개나방'으로, 이 시기에 떼를 지어 한꺼번에 나타난 것은 처음입니다.

예년에는 '멸강나방'이나 '밤나무산누에나방'이 많았는데, 멸강나방은 바다를 건너 날아온다는 '비래해충'의 대표격으로 봄철에 날아와 국내에서 무리를 늘려 초지 등지에 큰 피해를 주는 유해 곤충입니다.

연노랑뒷날개나방도 멸강나방과 같은 '밤나방'과로 애벌레는 이맘때 성충이 돼 산란 시기에 맞춰 활동하는데 올해 유독 춘천에서만 이 나방 개체 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며칠째 계속된 습격에 시민들은 산책이나 운동에 제약을 받고 혐오감과 불쾌감을 호소한 것은 물론, 밤에는 불빛을 찾아 몰려드는 나방떼 때문에 야구경기를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떼를 지어 발생한 적이 없는 데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멸강나방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나방류는 국내 분포종만 모두 3천 종이 넘는데, 이중 연노랑뒷날개나방과 같은 무리에 속하는 종만 35여 종이나 됩니다.

최근 이상 기온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곤충 전문가들은 이번 나방처럼 특정 곤충의 대발생 징후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당겨 찾아온 더위 탓에 생육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개체 수는 급격하게 늘었지만 정작 애벌레의 먹잇감인 참나무잎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 나방이 춘천이 아닌 외부에서 날라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나방들이 많은 알을 춘천지역에 낳았을 경우 내년에 다시 대발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토착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입니다.

박규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곤충학 박사는 "아직 이 나방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없지만, 이번 대발생을 계기로 환경변화와 자연재해의 연관성을 보다 면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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