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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누군가 당신 아내를 성폭행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월드리포트] "누군가 당신 아내를 성폭행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제목이 무척 자극적입니다. CNN에 보도된 원 제목과 다른 제목을 붙인 이유는 이 글 후반부에서 밝히겠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이 사건을 다룰 재판에 나오게 될 배심원단은 아마도 피고 측 변호사로부터 필시 이 제목과 같은 질문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럼, 아래 동영상부터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욕에 있는 한 아파트 복도에 설치된 CCTV 화면입니다. 한 남성이 초조한 모습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마침 문이 열리고 한 남성이 내립니다.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에 올라 타려는 순간, 조금 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남성이 손에 든 뭔가로 이 남성을 마구 내려칩니다. 다짜고짜 두들겨 맞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가해 남성 디알로 (좌)   숨진 남성 내쉬 (우)
가해 남성은 61살의 '마마두 디알로'이고 숨진 남성은 43살 '얼 내쉬'입니다. 디알로는 내쉬를 왜 숨질 만큼 두들겨 팼던 것일까요? 시계를 이 시점으로부터 30분 전으로 되돌려 보겠습니다. 디알로는 부인 (네네가일 디알로, 51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부인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목소리로 자신이 당한 일을 알렸습니다.
사진=CNN 캡쳐
부인은 이날 조카와 함께 집에 있었는데 누군가가 문을 노크했습니다. 그녀가 문을 열자 어떤 남성이 거칠게 밀치고 들어왔고 자신의 상의를 벗어 던진 뒤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습니다. 부인은 미친 듯이 소리치며 저항했고 이 소리를 들은 조카가 달려와 이모와 함께 이 남자와 싸웠습니다. 부인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은 결국 자신의 옷 조차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집 밖으로 달아났습니다.
 
끔찍한 일을 당한 부인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어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남편은 전화를 받자마자 자동차 바퀴를 교체할 때 쓰는 지렛대 손잡이를 들고 집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층에 내리는 순간, 상의를 벗고 도주하려던 내쉬를 발견했던 겁니다. 참 기막힌 타이밍입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내쉬를 두들겨 팬 남편 디알로를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내쉬는 강도와 방화, 폭행 등 19건의 전과가 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통상 살인 혐의로 체포된 경우 엄청난 보석금을 내야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데 디알로는 보석금 없이 일단 풀려났습니다. 추측하건대 디알로가 내쉬를 살해할 의도로 두들겨 팬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게다가, 디알로가 풀려나던 날, 구치소 밖에서는 이 뉴스를 접하고 달려온 많은 청중들이 디알로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재판정 밖 석방후 관중 환호 (사진=CNN 캡쳐)
디알로의 아들인 압둘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군가가 집에 침입해 당신 부인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 한다면 당신 역시 그 남자를 두들겨 팼을 겁니다.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당신은 가만히 앉아서 그 불한당이 유유히 떠나는 것을 지켜 보시겠습니까?"
사진=CNN 캡쳐
디알로에 대한 재판은 오는 27일 열립니다. 이 글 제목과 서두에서 밝혔던 대로, 이 재판에서 디알로의 변호사는 배심원단을 향해 그의 아들 압둘이 했던 질문, 그러니까 '누군가 당신 아내를 성폭행한다면 당신은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진 & 동영상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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